K-아이돌을 좋아하세요?

덕질 추억팔이

by 단야












어렸을 때, 나는 노래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즐겨듣곤 했는데,

그때는 아이돌 문화라는 것이 유행하기 전이었다.

너무 어려서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트로트나 옛날 90년대 댄스곡 정도나 흥얼거리는 정도였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원더걸스, 빅뱅과 같은 아이돌 그룹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왔을 때,

나는 SM엔터테인먼트에 나온 아이돌(이하 S)을 많이 좋아했었다.

그 중에서 내 최애는 노래 잘 부르는 메인 보컬이었다.

처음으로 연예인을 좋아했던 나여서, 그들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여 외우기 시작했다.

나이, 생일, 고향, 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 적어서 방문 앞에 붙였다.

부모님께서는 쓸 데 없는 짓 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가 소위 '덕질'하는 걸 말렸다.

걔네들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라고 말하면

그 S때문에 내가 행복해서 밥이 잘 넘어간다 라고 대답했다.



엠카운트다운, 뮤직뱅크, 음악중심, 인기가요 등, 그 시절에 방영하는 음악 프로그램도 섭렵했다.

S가 언제 나올지 몰라서 매번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그 시절 아이돌 노래 또한 섭렵할 수 밖에 없었다.

S를 보기 위해서 나는 매번 TV앞에 앉아 있었고,

인터넷에 S의 사진들을 수집하기 위해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학교에서 가서 친구들과 무조건 그 S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고,

전교생 중에서 유일하게 S를 좋아했던 나는 S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친구들에게 각인이 되었다.

그래서 친구들이 S에 관련된 사진이나 굿즈 등을 받으면 나에게 먼저 주곤 했다.

다른 친구들은 인기있는 아이돌 그룹들을 말하면서

(데뷔할 때 그 당시에는 S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몇 없었다. 조금 지나서 대중성을 찾았었다.)

S를 왜 좋아하냐고 물으면 단지 S라서, S니까 라고 대답했었다.



예전에는 브로마이드라고 천 원짜리 아이돌 이슈를 담은 잡지가 매달 출간되었었는데,

S가 표지 모델이었을 때는 무조건 구매했고, S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수록되어 있으면 구매했었다.

그리고 S가 표지모델이었던 달이면, 브로마이드 광고하는 전단지도 문구점에서 얻으려고 문구점 사장님께 부탁도 엄청 했었다.

그때는 공식 굿즈라는 것도 딱히 없었고, 문구점에서 팔던 이름 명찰표, 사진, A4 파일 등을 샀었다.

돈도 없었지만, 세뱃돈이나 추석 때 받은 용돈으로 자잘하게 샀던 기억이 난다.










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S가 점점 팬들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그들의 노래를 많이 들을 수록 뿌듯했다.

그리고 열애설이 나거나 아프다는 기사가 나면 슬퍼했다.

내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들이 벌써 30대가 되고 활동을 안 할 줄 알았지만,

아직도 너무나 활발히 활동해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그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덕질을 오래 하면 그들이 나의 자식같다는 글을 많이 봤었는데, 딱 이 말이 맞는 것같았다.

그들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었고, 그들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었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의 생일은 나의 인터넷 사이트 비밀번호나 아이디, 그 한 켠에 아직도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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