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쾌락에 젖어들기 쉬운 사람
요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를 가면 무조건 있는 인형뽑기 가게.
내가 학생 때 반짝 인형뽑기 가게들이 많아져서 인형을 엄청 뽑았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잠잠해졌다가, 요즘 갑자기 인형뽑기 가게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사람들과 약속을 잡아도 그 음식점 옆이나,
친구들과 어딜 놀러가도 반짝 반짝 형광빛이 도는 인형뽑기 가게를 쉽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절대 내가 돈을 인형뽑기에 쓰지 않았다.
오히려 친구들에게 한 번 해봐라고 권유만 했던 사람이어서
(친구들이 하는 걸 지켜보는 역할이었다.)
이번에 이렇게 인형뽑기 가게가 생겨도 절대 안 하겠지 싶었는데,
그런 예상은 빗나갔다.
요즘 인형뽑기에 중독되어서 한 가게에만 몇 만원은 쓰고 나와버린다.
못 뽑아서 계속 도전했던 인형을 결국에 뽑아도 성취감은 느껴지지 않고,
그렇게 내 손에 남겨진 인형들은 쓸 데 없다고 느껴져서 기분이 안 좋아진다.
이걸 무한반복하고 있는 요즘,
이제는 인형뽑기 가게에 발을 안 들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지도 반짝거리는 그 불빛에서는 소용없었다.
(거부할 수가 없는 너의 마력은... 인형뽑기..)
인형뽑기 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작고 귀여운 키링, 유명한 캐릭터 인형들까지,
큰 투명한 기계에 그 귀여운 인형들이
'나 좀 뽑아주세요'라고 외치는데, 감히 지나칠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인형뽑기의 매력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1. 뽑으면 짧은 시간에 성취감이 느껴진다.
(도파민 폭발)
2. 귀여운 키링과 인형들을 잘만 뽑으면 괜찮은 가격에 가질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요즘 유행하는 가방 꾸미기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큰 인형들이 주를 이뤘던 옛날 인형뽑기 가게들과는 달리, 요즘에는 작은 키링 인형 뽑기 기계도 많아 졌다.)
3.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나의 인형 뽑기 실력을 뽐낼 때 느껴지는 우월감.
(정말 쓸 데 없는 우월감. 이 우월감 도대체 어디에 쓰려고 이러는 건가요?)
물론 단점도 있다.
1. 쓸 데 없는 돈을 쓴다.
(가지고 싶은 게 아니여도 뽑힐 거 같은 기계에 돈을 쓰는 경우가 많다.)
2. 돈 감각에 대해서 무뎌진다.
(몇 만원은 그냥 써버린다. 지금 누구보다도 돈 아껴야 하는 사람인데..)
3. 도박과 비슷한 중독성. 못 뽑으면 아쉬워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라도 계속 돈을 넣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이게 제일 위험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 인형뽑기에 돈을 많이 쓴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말하기를
'담배처럼 절대 시작조차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절제력이 있으면 몇 판 하고 안 하면 되는 일이지만,
중독이 되어버리면 절제력도 잃고, 충동적이게 변하는 듯하다.
요즘 나는 딱히 재밌는 일도 없고
성취감 또한 없기 때문에
자꾸 인형뽑기에 대한 집착이 생기는 듯하다.
바로 앞에 있는 도파민을 쫓고만 있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서
다른 의미있는 곳에 나의 돈과 시간을 쓸 것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취미나 일을 찾아서 긍정적인 성취감을 느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