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ning hacking ver.01
나는 PT를 받기 전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광배근이 뭔지, 대퇴사두가 뭔지
스쿼트랑 데드리프트가 왜 다른지
전혀 모르는 운알못이었다.
2017년 3월 2일!
대망의 첫 PT를 받던 날,
학창 시절 극기훈련의 악몽이
소환되었다.
토할 것 같아요.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모...못하..ㅗㅕㅎㄷㄹ게쓔초써요....
이거슨 회원님의 정신력 문제!
그...그.. .그만...(덤벨을 떨구며...)
하나만 더 하면 되는데 망쳤잖아!!!
처음부터 다시!!!
헬스는 나에게
참고통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었다.
'내가 왜 내 돈을 주고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운동을 멈출 수는 없었다.
다이어트를 위한 PT등록을
일주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보행자 교통사고였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달려오는
승용차에 부딪혔다.
계속 치료를 받았지만,
드라마틱한 호전은 없었다.
차에 직접 부딪힌 고관절,
그리고 등과 어깨의 통증이 계속됐다.
골절이 없으니
치료를 받을수록
나이롱환자 취급만 받았다.
찾아간 병원마다 근육통이니
운동을 하라고 했다.
그래서 다이어트 PT에
재활이 추가됐고
나는 그것을
생존 PT라고 불렀다.
1년 동안 130회가 넘는
PT를 받았다.
그런데 아직도
데드리프트를 하지 못한다.
실화다.
그동안
운알못이라서 운동이 안 되는 줄 알았고
연습이 부족해서 못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근육 이름과 운동방법을 공부하고
주 6일을 헬스장에서 살며 PT 내용을 복습했고,
주 5일 PT도 받아봤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트레이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잘한다. 잘한다."를 시전 하기에 이르렀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
트레이너 복 없는 팔자도 한몫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 몸에 있었다.
남들이 좋다는 운동이
나에게 맞지 않았고,
남들은 쉽게 하는 것도
잘 되지 않았다.
내 몸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는 운동을 제대로 찾는 것이 먼저였다.
나는 나만의 운동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그 과정과 결과를
'트레이닝 해킹(training hacking)'
이라고 명명했다.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셀프 트레이닝'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최강의 식사>라는 책을 읽고
유레카를 외치며
'트레이닝 해킹'이란 말을 만들었다.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이 없었다.
<최강의 식사>의 저자인 데이브 아스프리는
실리콘밸리의 젊은 사업가로
빠르게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삼십 대 초반 비만과 함께 건강악화가 이어져
이대로 살면 절명할 것이란 진단을 받는다.
충격에 빠진 그는 이때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자가실험을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을 찾게 되는데,
이를 '바이오 해킹'이라고 한다.
15년간 75만 달러가 넘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얻은 것이었다.
(오늘 환율로 8억 4천 1백 1십 2만 5천원이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다이어트 플레이팅'과
'셀프 트레이닝' 또한
바이오 해킹의 연장 선상에 있었다.
다만 나에겐 15년간 75만 달러를
쓸 여유가 없을 뿐.
데이브처럼 전문가에게 검증하고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주관적 느낌을
기준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과학적으로 어떤 결과를 증명하기보다는
내가 느끼는 대로 하는 걸로.
결국 '다이어트 플레이팅'과 마찬가지로
'트레이닝 해킹'의 모든 운동 또한
오롯이 '나'에게 맞추고 있다.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고
귀 기울이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고
어떻게 최적화시켜 나가는지
그 여정을 기록하고 공부하는 것.
이것이 나의 개똥철학 같은 운동방법,
'트레이닝 해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