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은환 Apr 28. 2021

음성 속 또 다른 나

일상 [日常]


음성 속 또 다른 나


누군가들의 소리를 듣다 보면

그들의 음성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전화 너머 들려오는

친구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담긴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에서는

지난날 날 섰던 나를.


근길 옆자리 행인의

축축한 슬픔이 묻어나는

술 섞인 혼잣말 속에는

지난주 드러누워 푸념하던 나를 들었다.


빛 좋은 공원 아래

손잡은 노부부의 따뜻한 대화 속에선

앞으로 다가올 화창할 나를 듣는다.


다른 이들도 나의 일상 속 음성 통해

이미 지난 그들과

앞으로의 그들 음성을 듣는다.

이전 08화 사람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