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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흐름 Oct 18. 2021

#17. 약은 약사에게

가끔 미련할 정도로 아픔을 참을 때가 있다.


다른 이유는 없다. 

약 먹는 게 싫었고,

병원은 생각만 해도 불편하다는 편견에서다.


다행이게도 그런 고집은 정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인정하게 됐다. 

어느새 나는 아프면 꼬박꼬박 약국에 가서 증상을 설명하고,

더 아프면 병원에 가서 또박또박 아픈 곳을 알려주며 필요한 약을 받아 나온다.


약은 약사에게 받아 나오는 게 맞았다. 

정작 내가 참고 버티며 지켜내야 할 것은 자존감과 마음가짐이었는데.

의사나 약사도 아니면서 

스스로에게 막연한 처방을 내리고 버티던 날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약은 약사에게.

자존감과 마음은 스스로에게.

헷갈리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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