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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녕 Dec 02. 2019

남의 불행에 영업하는 비지니스

암에 걸리거나 이혼을 하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부류

불행을 기회 삼아 옳타구나 들어오는 공포 마케팅에 속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맘에서 내 흑역사를 깠다. 첫 번째로 내가 헛똑똑이임을 뼈아프게 시인하는 것이 이혼이었다. 이혼은 위자료라는 위로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보호 장치가 있다. 짠하게 보는게 싫긴해도 공감은 받을수 있다.


종교업에 속은 것은 법적인 보호도, 공감도, 이해도 못 받는다. 어리석은 나를 부끄러워하고 숨겨야 한다. 보이스 피싱에 낚이기 전에는 그런 뻔한 거짓말에 속는 사람을 답답해 하다가 내가 당하면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꽁꽁 앓는 이치와 비슷하다.


그들은 나를 위해서 전도를  했다고 사기가 아니라고 억울해 할 것이다. 하나님을 만나서 큰 힘과 평안을 얻은 경험을 했고, 같이 나누자는 선한 뜻이었노라고. 하지만 전도를 해 가면 교회에서 자기의 위상이 올라간다는 사심이 있다.


물론 보험회사나 영업직처럼 돈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목사님 설교에 늘 나오는게 새로운 사람을 전도해 가면 천국의 상급이 높아진다는 맥락의 말이다. 거룩한 교회 용어로 논리를 만들었을 뿐 핵심은 다단계와 다를바 없다.


전도를 영업이라 바꾸고, 천국의 상은 내 소원을 빌 수있는 '실적'이라 대체하면 거진 맞다. 그렇다면 결국 전도는 본인을 위해하는 것이다. 실적을 쌓아 내 기도를 들어달라고 당당히 신께 요구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로 쓰려는.


나는 뜯길 돈이 많지 않고, 헌신할 시간이 없어 완전 올인을 하진 않았다. 직장을 버리거나, 자식을 버리지도 않았다. 그러니 사이비 입장에서는 신앙이 좋지 않은 사람에 속했다. 천만 다행인 일이다. 하지만 나를 좀먹은 것은 종교에서 자주하는 '교만'이다. 누구를 함부로 죄인취급하며 단죄하고, 자신이 우월하다고 느끼는 병이다.


일명 '의인병'이다. 이 병은 운동권 학생이나,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 반일, 반미 민족주의에 고취된 사람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자기가 믿는 혹은 믿고 싶은 그 가치에 절대적인 힘을 부여하고, 자신의 말에 권위를 입힌다. 자기만 세상 의인이고 주변 사람은 생각없는 속물로 취급하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특히나 애들한테. 사춘기 애들이 그걸 견딜리가 없다. 결국 딸이 먼저 교회를 멀리했고, 그 덕분에 나도 나올 수 있었다. 내가 내 말에, 종교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내 얘기를 하는 순간 모든 관계는 좋아졌다. 나의 실수를 인정하고, 내가 아이들교정시키는, 윗사람이라는 뽕을 빼는 순간, 그야말로 천국이 이루어 진 것이다. 종교안에서 그렇게 꿈꾸었으나 멀리만 있던 천국을 종교물에서 벗어나니 금방 이루어졌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은 하나다. 종교 비지니스에 농락당하지 말라는 말이 하고 싶어서이다. 약한 마음을 이용해 약간의 '달다구리'를 제공하고 내 인생을 뺏어 간다. 그 달다구리를 가족이,이웃이 친구가 제공하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그 역활을 하고 싶다. 그럼 내 사이비 10년이 시간낭비는 아닐 것 같아서이다.


교회에 처음 가면 불러주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하는 그 노래를 내가 불러 주고 싶다. 나는 절대적 힘도 없고 대단한 말발도 없다. 하지만 손잡아 주며 밥 한그릇은 사 줄수 있고, 같이 흥분하며 전남편, 전시어머니 욕을 해 줄 수 있다. 응징 받아야 할 인간 응징 받도록 법적인 상담을 받을 때, 같이 가 줄 수 있다. 내가 더 흥분해서 탈이지만.


올 봄, MBC에서 하는 <실화탐사대>라는 프로에서, 내가 있었던 그 교회에 대한 방송이 나갔다. 나와 딸은 인터뷰를 했고 모자이크와 음성변조를 한 후 방송에 나왔다. 내 생에 첫번째 방송 출연은 성공적인 이혼 사례로 나가더니 두번째 방송은 사이비에서 탈출한 사례로 나왔다. 두 번다 모자이크를 하고 나와야 할 내용에다, 두 번째는 딸까지 모자이크를 씌웠다. 동백이 저리가라로 기구한 팔자다.


방송이 나간 후, 그 교회에 '대외협력국장'이라는 협박을 일삼는 사람으로 부터 협박을 받았다. 글이나 인터뷰따위는 하지말고 조용히 살라고. 그 협박국장 덕분에 화력을 좀 받았다. 그 단체는 지금도 사탕발림으로 힘든 사람을 꼬이는 영업을 버젓이 하고 있기 때문에 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안티 카페에 글을 썼고, 또 이렇게 글을 쓴다. 고소정도는 당할 각오를 하고 있다.


글을 쓰고, 혹시나 유명해져서 방송에라도 나간다면, 이제는 모자이크를 하지않을 것이다. 풀메하고 당당히 나가서 말할 것이다. 친구나 가족이 따뜻하면 종교 산업은 약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내가 먼저 따뜻한 언니가 되어 줄테니 겁먹지 말라고. 혼자가 아니라고, 괜찮아 질거라고 말해 주고 싶다.


당신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을 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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