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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시한 시 11화

지극히도 지난한 지난여름

by 홍혜성

안녕하세요, 여러분, 아니지, 여러분은 복수니깐, 당신, 다시, 안녕하세요 당신, 당신의 지난여름은 어땠나요, 오늘은 9월의 마지막 토요일, 그런데, 최고온도가 30도에 육박해요, 참, 지난하네요, 저의 여름을 이야기해 볼게요, 참으로 지난했죠, 이 지난한 시련이 지나가길, 지극히도, 바랬습니다, 가을이 오면, 여름이 지나면, 눈물도 퍼석하게, 건조될 줄 알았는데, 얄궂게도, 여전히 여름이네요, 여름은 지옥, 지난여름, 아니, 지금 여름은 지옥, 하필, 살면서, 가장 가슴 아픈 경험을, 가장 더운해에, 겪다니, 지극히도, 지난한 인생, 내 인생, 사람이 준 지옥, 아니 여름, 그래도 고맙습니다,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지옥 덕분에 아니, 여름 덕분에, 저는, 저를, 사랑해 주는, 더 많은 천국, 아니 여름이, 있다는 걸, 너무, 고마워서, 더 할 말이 없네요, 안녕히 계세요, 여름, 아니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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