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OTT가 잘 되어 있어서 참 좋아요. 본방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재방송 시간 확인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리고 보고 싶을 때 왕창 몰아볼 수도 있죠.
저도 요즘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를 좌청룡 우백호 마냥 끼고 살아요. 그렇게 드라마 목록들을 쭉 살펴보다 보니 그 당시에 핫했는데 놓친 드라마들이 비슷한 연도에 온에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딱 아이가 태어나고 4살, 5살 무렵까지의 기간이더라고요.
이번 주에는 스토브리그를 몰아보기 했어요. 2019년도에 핫했던 드라마죠. 딱 둘째가 태어날 즈음이었네요.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이러니까 상을 받지 하면서 신나게 보다가 문득 5년 전에 스스로가 얼마나 바빴는가 떠올랐어요. 매일 같은 듯 돌아가는 일상인데도 아이들은 어찌나 변수가 많은지. 말 그대로 눈코 뜰새 없던 시간들이었네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집에서 TV를 거의 틀지 않게 되었어요. 다른 집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래서 즐겨보던 드라마도 안 보게 되고 몰아보던 넷플릭스도 쉬던 시기가 있었죠.
그런데 요즘 다시 드라마, 시리즈 등등 몰아보기를 하니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뭐랄까. 놓쳐버린 몇 년을 보상받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오히려 그때보다 더 철들고(?) 노련해진(?) 지금 이 드라마를 봐서 다행이다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예를 들면, 5년 전에 부모가 우는 장면을 보는 거랑 지금 부모가 우는 장면을 보는 거랑 느끼는 감정이 확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오늘은 아이들 없는 낮시간 동안 소파에 앉아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고 있자니 어릴 적 친정엄마의 모습을 내가 닮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도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독차지하고 드라마를 보고 계셨으니까요. 그때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드라마를 보셨을까요? 엄마도 지금의 저처럼 지나간 시간에 대해 상을 받는 느낌으로 드라마를 보셨을까요?
여하튼 요즘 드라마가 너무 좋아요. 오늘 일기 제목처럼 드라마가 큰 상이 되고 있어요. 모두 엄마가 된 덕분입니다. 딸내미가 빨리 커서 함께 나란히 앉아 두런 두런 얘기하며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