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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엄마핑이 되고 싶어

연재 날짜 또 놓친 반성

by 레드카피

티니핑. 내용은 몰라도 이름은 모두 알 거예요. 수년 째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캐릭터 중 하나죠. 탕진핑, 파산핑 등 별명도 많고 방송에서 연예인들을 지칭하는 애칭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어요.

이번 시즌은 슈팅스타 캐치 티니핑이랍니다. 티니핑 시리즈 각 시즌마다 12마리에서 15마리 정도의 티니핑이 나와요.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강하고 예쁜 티니핑이 등장해요. 바로 전설의 레전드 티니핑. 이번 슈팅스타 캐치 티니핑의 레전드 티니핑은 '오로라핑'이에요. 약속의 티니핑이고요.


약속의 티니핑. 처음 보는 순간,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티니핑 중 가장 강한 임팩트를 받았어요. 지금까지 어떤 티니핑고 갖지 못했던 날개(??)를 가졌거든요! 그것도 초대형 무지갯빛 날개를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약속이라는 워딩이 가지고 있는 힘이 무척 크게 느껴졌답니다.


약속의 티니핑 오로라핑은 약속이란 워딩과 무색하게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 품절대란의 주인공이기도 해요. 정가 39,000원에 팔리던 장난감이 10만 원을 훌쩍 뛰어넘더니 16만 원에 육박하는 것까지 봤답니다. 덕분에 아이들에게 오로라핑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던 엄마들은 발만 동동 굴렀죠. 중고거래 사이트인 당근도 난리였고요.


전 크리스마스가 한참 지난 얼마 전, 이마트에 잠시 오로라핑 장난감이 풀린 틈을 타서 살 수 있었어요. 게다가 39,000원 정가로 말이죠. 운이 좋았어요. 다음날 곧바로 다시 품절되었거든요. 덕분에 전 크리스마스 때 아이와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어요. 오로라핑을 너의 품에 안겨줄게. 하는 약속 말이에요.


아이들은 약속을 참 중요하게 생각해요. 어른들보다 훨씬 더요. 특히 엄마, 아빠가 툭 하고 내뱉은 말 하나하나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엄마가 그런 적이 있어? 내가 그런 말을 했어? 이 두 문장은 절대 금기랍니다. 커다란 눈동자에 실망감이 소나기처럼 내린 그 표정은 정말 보고 싶지 않아요.


물론 사람인지라 아이와의 모든 약속을 지키지는 못하죠. 그렇지만 적어도 장난감보다는 약속을 잘 지키고 싶어요. TV 속 캐릭터들도 약속을 하는데 어른이고 엄마랍시고 옆에 있는 사람이 약속을 못 지키면 너무 부끄럽잖아요.

제 자신과의 약속도 마찬가지예요. 브런치 연재를 화요일, 금요일에 하기로 했는데 오늘이 또 수요일이고 마네요. 부끄럽습니다.


"엄마 오늘 토마토 스파게티 해주기로 했지?"

오늘 아침 유치원을 나서는 아이의 한마디에 모든 스케줄을 일단 뒤로 하고 마트로 향합니다. 아이와 약속을 잘 지키는 어른. 스스로와의 약속을 잘 지키는 어른. 그 모습으로 요 코딱지에게 기억되고 싶어서요. 아주 나중 나중에 이 아이의 곁에 엄마에 대한 기억만 남을 텐데 그때 뭔가 좀... 멋져 보이고 싶달까요?


그래서 올해의 목표는 약속의 엄마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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