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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유발 초1의 타임테이블

by 레드카피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첫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날 말이죠. 하지만 정작 입학 자체보다는 아이의 시간표에 온통 정신이 곤두서있는 엄마입니다.


돌봄 교실.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맞벌이 부모를 둔 자녀가 학교에 있을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죠. 오후 늦게까지 학교에 머무를 수 있어요.

방과 후 교실. 이 역시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학교별로 정규수업 외에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죠. 유료예요. 학교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수업 내지는 학원 같은 개념이죠.


그리고 문제의 늘봄교실. 이게 참... 많은 엄마들을 헷갈리게 하고 두통 일으키게 만든 범인인데요. 일명 맞춤형 프로그램이라고 불립니다. 무료이고요. 2시간 기준으로 짜여있어요.


그런데 이게 참... 많은 질문을 유발하는 녀석이더라고요.


첫째. 누구나 할 수 있는가?

둘째. 요일별로 어떤 요일은 방과 후, 어떤 요일은 늘봄 이런 병행이 가능한가?

셋째. 두 시간이 아닌 한 시간이 가능한가?

넷째.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가?

다섯째. 학기 중 신청이 가능한가?

여섯째. 학기 중 신청 취소가 가능한가?


정말 두통유발이에요. 좀 명확하고 쉽게 설명해 주면 좋을 텐데 하는 부분이 참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학교 정규수업(4교시 또는 5교시) 후 2시간 수업으로 진행됩니다. 요일별로 어떤 날은 늘봄, 어떤 날은 방과 후 참여가 가능합니다. 늘봄교실 신청 학생은 반드시 2시간을 채워야 합니다. 1시간만 참여하는 건 안됩니다. 학기 중 신청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식의 설명 말이죠.(여기에 열거한 것도 학교마다 다른 걸로 알고 있어요.)


요즘 초등1학년들도 참 바쁘죠. 학원도 벌써 2개씩 가고요. 학교를 마친 후 늘봄 갔다가 학원가는 날도 있을 거고, 늘봄만 가는 날도 있을 거고, 방과후 하는 날도 있을 거고, 방과 후 후에 학원가는 날도 있을 거고...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엄마는 머리가 깨지죠. 학교 마치는 시간과 픽업시간, 학원시간을 촘촘하게 짜야하니까요.


두통유발입니다. 늘봄이 뭔지 파악하는데도 상당히 걸렸는데 이걸 기본 데이터로 일주일치 타임테이블을 짜는데... 들여다보고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며칠이 걸렸나 몰라요.

대학 때 수강신청은 빠르기만 하면 거의 다 되는 거였는데. 이건 두뇌회전까지 빨라야 하니 신세계가 따로 없어요.


그래도 드디어 입학입니다. 유치원생 엄마 대신 초등학생 학부모. 감개무량하면서 머리가 띵한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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