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너무 먼 친구들
사람들 틈에서 환하게 웃으며 앉아 있어도, 마음속은 전혀 다른 생각으로 가득할 때가 있다.
“지금 내 입에서 냄새가 나는 건 아닐까?”
별일 아니라고 넘기고 싶지만, 어쩐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웃는 척은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다. 사람들과 대화 중일 때, 웃을 때, 가까이 다가설 때—이럴 땐 괜히 몸을 뒤로 젖히게 되거나, 말수를 줄이게 된다.
사실, 이건 그 누구보다도 조심스러운 마음에서 시작된 고민이다.
스스로를 잘 알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신경을 쓰는 사람일수록 이런 걱정이 많다.
나만 이런 게 아닐까,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그런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이런 민감함은 나를 이상하게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내 마음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배려하려 한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이런 순간의 입냄새는 대부분 짧고 순간적인 것이다.
어릴 때 발표 직전에 입안이 바짝 말랐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발표가 끝나면 괜찮아졌던 것처럼, 이 또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우리는 긴장할 때 타액 분비가 줄어들고, 입안이 마르면 세균들이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이럴 때 순간적으로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문제는 그 순간을 지나치게 확대해서 받아들이는 우리의 감정이다.
나는 왜 이토록 신경을 쓰는 걸까.
어쩌면 과거의 경험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표정 하나, 눈빛 하나에 마음이 꽂혀서 며칠을 힘들어했던 적이 있었던가.
아니면 내가 신경 써서 준비했던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냄새 지적을 받은 적이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런 기억은 오래 남는다.
그래서 요즘은 외출 전 거울 앞에 서서 물 한 잔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입안을 헹구거나, 입술을 한 번 다듬는 일도 잊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 짧은 준비가 큰 안정감을 준다.
어떤 날은 그 준비만으로도 하루가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나는 이제 '방어'하지 않기로 했다.
예전엔 입냄새를 막기 위해, 나를 숨기기 바빴다.
말을 아끼고, 거리두기를 하고, 심지어는 밥도 일부러 안 먹고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 감정을 ‘나를 위한 준비’로 바꾸기로 했다.
입냄새를 없애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내가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들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니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
무엇보다도 도움이 되었던 건, 내가 잘 해냈던 날을 기억하는 것이다.
“지난번엔 괜찮았잖아.”
“그때 모임에서도 웃으며 대화 잘 나눴고, 아무 일도 없었잖아.”
그런 기억은 나를 다시 믿게 만든다. 냄새가 없었던 게 아니라, 내가 잘 관리했던 것이다.
그게 바로 중요한 사실이다.
민감한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예민한 감정은 단점이 아니라, 내가 삶을 더 깊이 느끼게 해주는 감각일지도 모르니까.
가끔은 나도 그런 감정을 싫어하고 피하고 싶었지만, 결국은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결이기도 했다. 그러니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냄새 걱정은 덜어내고, 나의 하루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더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 하루가 쌓이면, 언젠가 나도 더 편안한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