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내 아이를 위한 나의 노력
가족끼리는 서로 닮는 게 참 많다. 말투도, 식성도, 심지어 어떤 생각의 방식까지도 닮아간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닮음이 조금은 무겁게 느껴질 때가 생겼다.
입냄새, 그것도 가족 중 누군가에게서 오래도록 느껴졌던 불쾌한 향. 어느 날 문득 거울 앞에서 스스로에게 같은 냄새가 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묘한 불안이 올라왔다. 혹시 나도…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가족을 보며 걱정하는 마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매일 마주하며, 가까운 거리에서 숨을 나누는 사이이기에 더 쉽게 인식된다. 가까운 사람이 겪고 있는 문제일수록 내 일처럼 느껴지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 반복되다 보면 ‘이건 유전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어본 적도 있다.
하지만 입냄새는 유전되는 병이 아니다. 체질이나 구강 구조 같은 일부 요소가 유전적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냄새를 만든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오히려 생활 습관과 주변 환경, 마음 상태 같은 요소들이 훨씬 더 큰 영향을 준다. 그러니까 유전이라기보다는 ‘닮은 환경과 패턴’이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 가족 안에서 비슷한 식사시간, 물 섭취량, 수면 습관, 혹은 스트레스 해소 방식 등이 무심코 반복되면서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나 또한 어느 날 깨달았다. 우리 가족은 모두 아침을 간단히 넘기는 편이었고,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없었다. 스트레스를 말로 푸는 대신 꾹 참는 성격도 비슷했고, 그런 날이면 입안이 말라 혀끝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런 공통점들이 입냄새의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조금씩 다르게 살아보기로 했다. 아침엔 시간을 내서 따뜻한 물을 마셨고, 혀를 천천히 움직이며 입안을 깨우는 습관을 만들었다. 가족이 늘 하던 습관을 억지로 고치려 하기보다는, 나만의 루틴을 조용히 실천해 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 몸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생활환경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구취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조절하거나, 하루 중 물을 마시는 타이밍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입안의 상태는 눈에 띄게 바뀐다. 물론 처음엔 낯설고 귀찮게 느껴지기도 했다. 가족이 옆에서 “뭘 그렇게 까다롭게 하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나를 위한 준비였다. 그리고 매일의 조용한 실천이 나에게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다.
입냄새를 가족력이라 말하며 포기해버리기에는, 우리는 아직 너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체질은 바꿀 수 없지만, 습관은 나의 선택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영역이다. 내가 만들어가는 습관이 결국 나를 정의하고, 그 선택이 내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오늘 어떤 물을 마시고,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지에 따라, 내 입 안의 상태도 달라진다. 그렇게 보면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도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를 돌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믿기 시작할 때, 가족에 대한 걱정은 조금씩 다정한 이해로 바뀌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