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사러 장에 갔다.
12시까지 집에서 꾸무럭거리는 고3따님을 억지로 독서실로 보내고
언양장으로 갔다.
장에서 살 것
쌀, 고구마
이 두가지 외에 나머지는 내맘이다.
지금 내 차에 있는 건
두부, 연잎밥, 튀김(먹었다) 등이다.
어렸을 때 이해가 안 가던 말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쌀 팔러 장에 간다는 거였다.
장엔
뭘 사러 가는데
왜
쌀을 팔러 장에 가는 것일까?
누구한테 물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농본주의 사회에서
벼농사를 지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에 가서 쌀을 팔아야
그 돈으로 장에서 뭔가를 사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온 말이 쌀 팔러..
여튼
오늘은 진짜 쌀을 사러 장에 갔다.
추석이 다가오는데
햅쌀이 벌써 나왔을까 하여.
그리고 올해는 결혼이후로 해마다 보던
쌀벌레를 안 보았다는 기쁨을 가지고
장에 가서 본 것들( 더 많은데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느라 사진을 별로 찍지 못했음)
이제 옥수수도 끝물이다.
옥수수 좋아하는 친정엄마를 얼마전 서울에서 만났다. 올해 옥수수는 좀 드셨냐고 물으니 올케네 친정에서 옥수수가 와서 드셨단다. 어제는 옥수수 좋아하는 친정언니가 전화를 했다. 나도 옥수수를 좋아한다. 엊그제도 하나 먹었다.
언양장은 선형구조이다. 뒷골목골목으로 할매들이 이래 진을 치고 있다. 저 할매는 아니고 어느 할매가 억세보이는 호박잎을 오천원에 팔고 있었다. 아무도 안 사갔다. 그래도 할매들 차비는 공짜니 .. 오늘 놀은 셈 치시지 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천막을 보시라. 재활용이다.
이 떡집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언양장 떡집이다. 그 이유는 추석때 왠만한 떡집에서는 안 하는 녹두소를 넣은 송편을 만들기 때문이다. 녹두소 넣은 송편을 잔뜩 사다가 얼려 놓을거다. 올핸.
이 대장간에서 뭘 사 본 적은 없다. 허나 대장간을 지날 때마다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이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왼쪽 문 쪽으로 대장장이의 큰 풍로가 있다. 그걸 볼 때마다 어렸을 때 골목에 오던 신기료 아저씨가 생각난다. 지금 생각하면 수은이나 알미늄 녹인 물이었을 것 같은데 그게 동글동글 뭉쳐다니던 것이 작은 구슬 같았다. 거기에 홀려서 정신없던 어린 나. 그 때 홀렸던 모든 것이 지금은 그리운 것들이 되었다.
그걸 찾으러 장에 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