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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피의 성 “월성”

by 적진

3화 마왕의 영지, 라 행성

까마귀호에서 출발한 셔틀은 라 행성 대기권을 뚫고 수도 북극에 위치한 '월성'을 향해 나아갔다. 초승달이 누워있는 듯 뾰족한 두 개의 탑과 그 사이를 잇는 거대한 회랑으로 이루어진 월성은 라 행성의 랜드마크답게 웅장한 위용을 자랑했다.

라 행성은 북극과 남극에 월성과 샛별성이라는 두 도시만이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었고, 나머지 지역은 극심한 기후 차이로 인해 사람이 거주할 수 없었다.

행성의 인구는 인간 10억 명과 아인종 100억 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아인종 간에는 끊임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라 행성을 제국으로부터 하사 받은 유신 백작은 철저한 분리주의 계급 정책을 통해 라 행성을 지배하고 있었다.

라 행성은 6 계층으로 신분이 구분되며, 1 계층부터 3 계층까지는 인간형이고 4 계층부터는 인간 형태가 아닌 다양한 아인종, 인간과 로봇, 합성 생물로 구성되어 있었다.

셔틀에서 내린 케이는 곧 월성의 접견실로 안내되었다.

거대한 셔틀 정류장에는 사람은 없고 전광판으로 곳곳에 대한 안내만 보였다.

안내 표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간 케이는 거대한 문 앞에 도착하였고,

게이는 거대한 문을 열고 접견실로 들어갔다.

거대한 접견실에는 유신 백작 홀로 앉아 있었다. 거대한 돌 왕좌에 비스듬히 기댄 그는 검은 털코트를 걸치고 있었고 검은 가죽바지와 긴 장화를 신고 있었다.

한 손에는 붉은 술이 담긴 와인잔을, 다른 한 손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블러스터 총을 쥐고 있었다. 케이가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유신 백작은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부하 100명 바치고 승진해서 오신 케이, 환영한다."

“함교에 있던 것들은 모두 다 부활했다지 후후후”

케이가 황당해하는 표정으로 “아닙니다” 하고 손을 들어 올리자

그 말과 동시에 유신 백작은 갑자기 블러스터를 케이에게 쏘고는 술을 들이켰다.

케이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광선은 그의 어깨를 스쳤고, 붉은 피가 바닥에 흩뿌려졌다.

"나에게 한 팔 정도는 선물로 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까운가 보군. 발 한 짝 날아가도 부활선에서 다시 몸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 아.. 까마귀에 서서는 부활이 안되나.. 하하하하하”

유신 백작의 말에 케이는 어이가 없었지만, 빠르게 주문을 외우며 다른 손을 들어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운이 좋은 건가!”

유신백작은 왕좌에서 일어나서

비틀비틀 케이에게 다가와 술잔을 앞으로 내밀었다.

"이건 '맥기'라는 생물의 피지. 워낙 피가 맛있어서 서로 싸우지. 그러다 결국 둘 다 지치면 두 마리 가 다 다른 녀석들의 먹이가 되는 거지."

그는 잔을 비우고 바닥에 던져 버렸다. 깨진 잔을 치우는 작은 벌레 같은 로봇들이 나타나 바닥의 피와 깨진 잔을 말끔히 치우고 사라졌다.

"케이, 따라와라."

유신 백작은 거대한 접견실 오른쪽으로 비틀거리며 나가며 케이에게 손짓했다.

케이는 상처를 치유하며 말없이 유신 백작을 따라 접견실 옆의 홀로 나왔다.

나노봇들이 케이의 상처에서 야광색 빛을 띠며 케이의 상처를 치유하나 갔다

케이는 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으며 유신백작을 따라갔다

잠시 후 접견실은 끝나고 거대한 홀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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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또한 거대했으며, 한쪽은 거대한 창이 있어 밖으로 월성의 다른 탑이 보였다.

반대쪽은 큰 공간이었지만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홀 앞에 펼쳐진 광경은 도시에서 싸우는 거대 로봇과 괴수의 모습이었다.

공룡 같은 괴수는 로봇과 치고받다가 로봇에게 밀려 쓰러졌다.

로봇은 괴수에게 달려가 거대한 칼로 괴수를 내리치고 목을 잘랐다.

놀라운 광경을 보던 케이는 부서진 건물들 사이에서 괴수의 목을 들어 올리는 로봇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유신은 케이의 반응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번 물건은 잘 받았다.

이번에 푸른 숲 조합으로 보낼 물건이다." 유신 백작의 말이 끝나자 어두웠던 반대쪽이 밝아지며 수많은 유리관과 그 안에 많은 아인들이 보였다. 리자드맨, 드워프, 엘프, 고블린 등 다양한 아인들과 괴수 모양의 생물들이 홀 반대편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홀 끝에는 붉은 눈 두 개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케이가 놀라면서 자세히 보니 그것은 거대한 드래건이 케이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케이에게 유신 백작은 "다음에 또 보자고"하고 반대쪽 월성 탑 쪽으로 걸어갔다.

유신 백작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유리관은 많은 로봇들이 나타나 이동하기 시작했다.

케이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모든 것이 사라지자 겨우 온 길을 되돌아가서 셔틀에 올랐다.

셔틀에의 무선으로 까마귀호에서 연락이 왔다.

화물이 다 실렸고 이상 없다는 연락이 들어왔다.

케이는 다시 까마귀호로 셔틀이 날아올랐다.

유신 백작은 실험실로 들어갔고 청룡이 다가왔다.

"케이 유전자 샘플은 확보하긴 했지만 양이 매우 적습니다." 유신 백작은 아쉬운 듯 떠나는 셔틀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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