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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 Jul 03. 2024

갱년기 멘탈 붕괴사건

널 기다리며

인생 첫 기말고사를 앞둔 중2놈은 쉽사리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다.

마침내 시험 전주 토요일이 되자 공부를 시작하는 듯싶었으나

와우! 침도 함께 시작되었다.

일요일 아침 체온이 39.2도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서 링거를 맞게 했다.

나는 중2놈에게 과거를 회상하며 말했다.

"너 3살쯤인가 열이 90도가 넘었는데 열경기를 일으키는거야. 엄마가 너무 놀라서 업고 병원으로 뛰어갔었어"

"네??? 90도요?"

"아! 미안..... 39도 넘었었어"

중2는 아픈 몸으로도 꺄르르 꺄르르 웃었다. 엄마의 말실수로 네가 행복하다면야..

월요일은 학교 다녀온 후 병원 가서 링거를 맞기로 했다

아들이 학교에 다녀와서

"엄마. 제가 오늘 '나 어제 열이 29도 나와서 병원 가서 링거 맞았다'라고 했더니

친구들이 '심각한 저체온증인데?'라고 했어요"

나는 너무 웃겨서 쓰러졌다.

모.전.자.전.


기말고사준비를 벼락치기로 하려던 중2의 계획은 이렇게 산산조각이 났고,,,,

어제 3과목을 쳤는데 난생처음 신기한 점수를 경험하게 되었다.

오늘은 2과목..

애가 아픈 것도, 신기한 점수도.... 비현실적이다.

이 모든 게 꿈이면 얼마나 좋을까?

화도 나고, 억울하고, 원망스럽고.. 그래서 3일 동안 울었다.

나란 여자.. 멘탈이 약하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갱년기에 얻은 깨달음이랄까..

그래서 이번주엔 발행을 할 수가 없다.

연재작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써야 하겠지?

작가님들!! 정말 대단하다.

난 못하겠다.

자꾸 머릿속에 아들 점수가 맴돈다...

77 77 77

행운의 숫자??????

오늘은 또 어떤 점수를 들고 나타날지

널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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