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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도 Oct 07. 2021

힘들게 깨우친 교훈 한 가지에 대해 써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항상 나를 우선해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출발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사랑이 부재했던 시기에  삶은 무상했다. 그래서 세상을 사랑할  있는 마음을 지키는 것이  삶에 대한 도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어느 것도 사랑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일 때다. 그럴 때면 부러 더욱 무감각하게 삶을 살아간다. 다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나는 아주 많은 것에 무심해지고 차가워지지만 그건 제 애정을 나눠주려는 주변인들에게 예의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주고받길 원치 않는 마음은 서로를 점점 외롭게 만들었다.


어느 순간 더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삶을 사랑하지 않을 수많은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향하고 싶었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먼저 사랑해야 했는데, 주어진 삶을 애정하기 위해 기꺼이 내 마음을 주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만한 것들을 찾아다녀야 했다. 또한 사랑을 향하는 과정 속에서 실수와 상처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사랑을 택한다는 것은 이를 끌어안을 여유와 용기를 필요로 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을 현명함이라고 한다는 걸 덩달아 알게 되었다. 사랑을 지향한 이후로 이러한 능력들이 늘고 있다고 믿고 싶다.


인간은 자신이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는 것들을 모은 조각모음이라니. 마땅히 사랑할 것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생이라면 앞으로의 삶이 얼마나 보물찾기 같을지 생각해보았다. 내게 주어진 삶을 섬세히 사랑하고 싶다. 오래도록 성실히 사랑을 감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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