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멈추는 곳엔 이유가 있다.

나는 참는 아이 - 쉼표


내가 멈추는 곳엔 이유가 있다


나는 가끔
말을 참 이상한 순간에 꺼낸다.
그 이야기는 다 끝났는데
내 마음은 아직 그 끝에 도착하지 못해서.

내가 대답을 하지 않는 건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너무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와서 그렇다.

나는
눈을 오래 마주치지 못한다.
그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 안에 너무 많은 게 보여서.
눈을 본다는 건
마음에 들어간다는 일이라서.

내가
가만히 있지 못하는 건
내 안에 바람이 들어 있어서.
그 바람이 가끔
손가락 끝이나 무릎으로 새어 나오니까.

내가
너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사실은
너무 좋아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는 거다.

나는
조용한 어른의 말을 들으면
마음이 편하다.
나를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게 해 줘서.

나는
그저 나의 리듬으로 살고 있다.
세상이 빠르다고 해서
내가 느린 건 아니다.
그저 방향이 조금 다를 뿐이다.

나는
그저, 나다.
너도 너이듯이.



세 개의 발걸음마다,
한 번쯤 멈춰 앉아 숨을 고릅니다.
그때마다 조용히, 한 편의 시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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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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