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겨울, 당신.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기를.
포클레인에 앉아 낮잠을 자는 것도 좋지.
그건 그토록 은근히 멋져 보이는 걸.
아니, 무척 멋진 일이야.
보통에서 조금 벗어난다 해도
아래든 위든 상관없을 거라고.
왜냐하면 너도 나도 우리도 생각보다
처절하게 미미하고 덧없는 존재라
그 어떤 이유도 우리를 대신할 수 없대.
그걸 알려주는 이가 있다는 게 말이야.
무지개 구름 위로 손을 잡아끌지는 않더라도
끝없는 계곡 아래로 나를 밀어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그 약속 지킬게 반드시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렇더라도.
쌀이 되고 싶어. 누군가의 몸속에 쏙
들어가서 든든해지고 싶어. 한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