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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 출 남 Jun 09. 2023

게이샤의 추억

커피의 전설, 게이샤와의 첫 만남


불금을 맞이한 이 날, 한 주 동안 쌓인 업무의 피로는 어느새 저 멀리 사라지고, 손에 쥔 풍성한 비빔밥과 청국장 세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아내와 함께하는 식사 시간, 그것이야말로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차를 타고 항상 찾아가는 커피 전문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의 사장님은 단순히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아닌, 커피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지식을 갖춘 진정한 커피 마니아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다양한 원두를 시음해 볼 수 있으며, 매번 새로운 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창가에 앉아, 바닐라 아이스 라테와 엔츠 크림라테를 주문했다. 길바닥에 퍼져있는 일몰의 붉은빛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느새 두 사람의 대화가 커피의 향기와 함께 공간을 가득 채워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장님이 와인잔 같은 컵에 게이샤 커피를 가득 채워 가져왔다. 실제로 접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게이샤 커피. 냄새와 맛이 매우 독특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그 맛에 첫 입을 마실 때는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몇 번을 더 마시며 게이샤 커피만의 특별한 향미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커피와는 다른, 와인을 연상케 하는 풍미가 향긋했다.


이번 주말의 특별한 경험, 그것은 바로 커피의 세계로 한걸음 더 들어서게 한 게이샤 커피와의 만남이었다. 아직은 서툴지만, 이 새로운 맛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내게 주말의 여유란 바로 이런 것, 늘 하던 일상 속에서 새로운 향기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 순간, 나는 그 기쁨을 마음 가득 담아내며, 창밖으로 흐르는 일몰을 바라보았다. 이 아름다운 저녁 하늘 아래, 게이샤 커피와의 첫 만남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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