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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a Feb 23. 2019

호텔리어가 분류한 11가지 고객 유형


1. 새댁 유형

결혼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새댁 느낌이 나는 고객이다. 목소리에서부터 애교가 흘러넘치며 통상 돌 정도 된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 뭐든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아기 용품에 관해 꼼꼼히 챙긴다. 가끔 남성 고객이 직접 예약 건을 챙기는 경우도 있는데 웬만큼 꼼꼼한 주부 못지않다. 이미 호텔에서 대여 가능한 아기용품을 꿰뚫고 있으며 재확인까지 꼼꼼하게 한다.


2.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유형

기본적으로 깐깐하다. 질문을 많이 하고, 답변받은 사항에 대해 일일이 메모를 남겨두거나 정확히 기억한다. 마지막에 결정타를 날린다. "안내해주신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이런 유형 앞에서 실수하면 X 된다.


3. 로맨틱 가이형

여자 친구 혹은 아내를 위해 이런저런 이벤트를 준비하는 유형이다. 케이크를 살 수 있는지, 깜짝 이벤트는 없는지, 기타 부대 이용 서비스는 없는지 꼼꼼히 물어본다. 이런 고객과 통화할 때의 단점은 여자분이 미친 듯이 부럽다는 거다.


4. 네네형

성격이 너무 급해서 상담원이 안내한 내용에 대해 일절 귀 기울이지 않는 유형이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 네, 네~ 네네.. 네! 네~~"로 일관한다. 얘기하다 보면 마음이 급해진다. 왠지 빨리빨리 설명하고 얼른 전화를 끊어줘야만 할 것 같다. 이런 유형은 보통 두 가지로 나뉜다. 성격이 캐주얼해서 이용하면서 몰랐던 부분이 있더라도 크게 문제 삼지 않거나, 제대로 듣지도 않아놓고 나중에 왜 이것까지 설명 안 해주냐고 따진다. 따라서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끝까지, 천천히 또박또박 안내할 걸 모두 안내해야 한다.


5. 양아치형

보통 네네형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은데 목소리에서부터 옛날에 껌 좀 씹었을 것 같은 포스를 풍긴다. 처음에는 다소 무섭지만 의외로 쿨한 사람들이 많다. 안내를 대충 듣지만 그만큼 딴지 걸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난이도가 가장 쉬운 유형이다.


6. 물음표 살인마형

질문이 최소 5개 이상 이어지는 유형이다. 대기 전화가 미친 듯이 울리거나, 뒤에 기다리는 고객이 줄지어져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여쭤본다. 이런 유형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유형'과 결부될 경우가 종종 있어서 반드시 꼼꼼하고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다.


7. 젠틀한 유형

'실례합니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등 굉장히 젠틀한 유형이다. 문의를 받는 직원도 기분이 좋아져서 뭔가를 더 해주고 싶은 유형이다. 처음과 끝에 인사를 절대 잊지 않으며 상냥한 말투로 기분을 좋게 만든다.


8. 소심한 유형

소심한 유형은 때로 젠틀한 유형과 함께 온다. 목소리에서부터 소심한 게 느껴진다. 뭔가를 요청하거나 물을 때 매사 조심스럽다. 하지만 절대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되는 유형이다. 조용한 만큼 직원이 사소하게 실수하거나 기분을 언짢게 할 경우 그 자리에서 얘기하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뒀다가 문의 게시판에 폭탄을 날린다. 전화로 따지지 않고 대표 메일이나 게시판을 통해 불만 사항을 A4 용지 1장 이상으로 빼곡히 채운다. 당시에는 말 한마디 없다가 뒤돌아서면 불만사항을 가득히 적기 때문에 늘 신경 써줘야 하는 타입이다.


9. 조곤조곤 할 말은 다하는 유형

7, 8, 9번이 콤보로 오는 경우는 상당히 난도가 높은 고객이다. 언성을 높이거나 심한 말을 하지는 않지만 조곤조곤 불편한 사항에 대해 A to Z로 이야기하거나 필요한 사항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긴다.


10. 당 POWER 당한 유형

눈치를 보는 척도 하지 않는다. 무료 레이트 체크아웃, 얼리 체크인, 객실 업그레이드, 생일 이벤트 등을 아주 당당하게 요구한다. 객실 요금에는 해당 혜택이 포함되어 있지 않음에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받아야 하는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성격이 밝은(아보이는) 경우가 많다.


11. 내가 호텔을 많이 다녀봤는데 유형

일단 이 말을 꺼내는 고객 중에 진짜 VIP는 거의 없다. 그리고 반드시 본인이 방문했던 호텔 명을 언급한다. ㅇㅇ호텔에서는 해주는데 여기서는 안 해준다고 비교하며 요구한다. ㅇㅇ호텔에 있었던 경력직 직원에게 확인해보면 거기서도 똑같이 안 해주는 경우가 98%다.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본인은 그만큼 호텔 체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어필하고 싶은 심리가 내재되어 있다. 신입 사원의 경우 이 표현에 말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한 가지 항목만 해당되지 않고 여러 가지 유형이 복합적으로 섞이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호텔에 오는 고객'은 목소리나 몇 가지 행동과 표정 패턴만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겉으로 유약해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다루기 쉬운 것이 아니며 공격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무서운 사람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진심 어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고객 성격별 유형을 알아두면 응대할 때 도움이 된다.



*참고로 7번 젠틀한 유형이라면 호텔 직원의 극진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호텔리어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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