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살고 있는 무지개마을로 이사 온 지 햇수로 27년이 되었다. 그 사이 몇 번의 독립이 있었고 언제나 마지막인 것처럼 나갔지만 결국 또 이 곳으로 돌아왔다. 이상했다. 꼭 돌아와야 할 이유도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없었지만 난 결국 이 곳으로 돌아왔다. 내가 나이를 먹은 만큼 무지개마을도 많이 변했고 변하고 있고 변할 것이다. 그 변화들 틈에서 난 계속 이 곳에 있게 될까 아니면 이토록 바라고 바라는 만큼 생활터를 옮길 수 있을까. 유독 맑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무지개마을이란 이름이 조금은 지겹다고 느껴졌다. 이제는 진짜 떠나야 할 때라고 내 안의 누군가가 나에게 이야기 건네고 있었다. 자, 이제 진짜 떠나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