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스카- 맛있는북극이야기
알라스카 - 맛있는 북극이야기
나는 한없이 너그러웠다. 게임샵과 건담 프라모델 매장을 아무리 끌고 다녀도 다이쇼 쇼핑하듯 마음이 넉넉했다. 신혼여행 자금을 아껴 떠난 일본 여행 2박 3일은 그가 원하는 대로 다녔다.
“난 3박 4일 더 있다 올게.” “쇼핑은 자기 없을 때 할 거야.” 나의 플랜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번 일본 여행은 없을 거란 비장미를 풍기며 선언한 나의 제안으로 떠난 일본 여행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낯선 여행지에서 맛있는 음식과 경험은 좋다. “아니 왜 사지도 않을 걸 그렇게 열심히 보는 거야.” 하지만 아이쇼핑도 쇼핑이라는 나의 마음을 그는 영원히 이해 못하리라.
결혼해서 좋은 건 평생 같이하기로 선택한 사람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다는 것. 아, 아니 이런 글을 쓰려던 게 아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정말 같이 있는 시간들이 좋기만 했다면 이런 말은 없었겠지.
집에 놀러 와서 맛있는 밥도 해 먹고
실컷 놀았는데 해가 져도 엄마는 안 오시고
얘는 집에 안가네......
처음 이틀은 다리가 저릴 정도로 돌아다녔다. 13년 차 프리랜서 경력으로 혼밥쯤은 우습다. 이런 벌써 백화점 폐점시간이 다 되어간다. 재빨리 40% 할인 중인 초밥 도시락 득템! 맥주도 한 캔 사서 숙소로 돌아가자.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즐거웠던 것 같은데 예쁘게 반짝거리던 잡화점 물건들 그중 마음이 닿은 것들을 달아보며 “어때 어울려?”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것. 단지 그것만으로 조금 쓸쓸한 것 같기도...... 했지만 착각이다! 그러기엔 3박 4일이 너무 짧다.
코로나 때문에 1년에 한 번 발작적으로 떠난 홀로 여행은 이제 하기 힘들어졌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그런 시간이 정말 내게 있었을까 싶다. 그도 결혼 후 오랜만에 홀로 있는 3박 4일이 싫지만은 않았을 거란 생각이 스친다.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싶은 시간이 간절한 때다.
www.onrepl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