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면서 계속해서 느낀 점은 바로 책쓰기와 비즈니스가 참 많이 닮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내가 어떤 물건을 팔려고 할 때, 실제 고객이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떤 것을 원하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그저 내가 팔고 싶은 물건을 만들어 판다면 어떨까요? 사업이 망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바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책을 읽을 독자가 가진 어려움은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내가 쓰고 싶은 글, 내 만족을 위한 글을 쓴다면 그 책은 독자에게 다가가지 못할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는 책을 쓰며 이타심을 바탕으로 독자를 염두에 두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그간 저는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기보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왔기 때문이죠. 고심끝에 '과거의 나'를 독자로 생각하기로 하고부터 글의 진도가 마침내 속도를 내었죠. 영혼을 탈탈 털어 책을 쓴 경험은 저에게 그야말로 인생을 바꿔준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이후 책쓰기 코칭을 하면서 책쓰기에 더욱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난생처음 책쓰기>를 쓰고자 결심했죠. 그런데 참 신기했습니다. 곧 죽어도 책 진도가 나가지 않았거든요. 저는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잘 썼다고 말해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성공한 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은 나아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쓰기 코칭을 하는 사람이 겨우 이 정도 글을 썼다고 하면 어쩌지?", "사람들이 내 책을 읽고 실망하면 어쩌지?", "내 책이 독자들에게 외면받으면 어쩌지?"
머리에 꽉 찬 부정적인 생각들은 저에게 창의력이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괜스레 있는 말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절감하며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의 시선이 어느새 '독자'가 아닌 '나'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을요. 저는 질문을 바꿨습니다.
"어떻게 하면 독자가 내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독자가 이 책만 보고도 책을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저는 책상에 이런 문구를 작성해 붙여 놓았습니다.
"절저히 독자 입장을 생각하면서 쓰면 저절로 좋은 책, 베스트셀러가 된다! '나'에서 '독자'로 시선을 돌려라!"
긍정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이타적인 행동을 할 때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 되어 행복감이 증가되고, 우울증이 감소하며 창의력과 집중력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또한 이타적 행동은 개인의 삶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 우리가 책을 쓰며 타인을 위한 시선, 즉 독자를 위한 시선을 갖는다면 더 큰 만족감과 동기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의력과 집중력도 향상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헤르만 헤세의 <게르트루트>의 한 대목이 더욱 마음에 와닿습니다.
"젊음과 성숙을 우리는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다. 자기 중심주의가 끝날 때 젊음은 끝난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 때 성숙은 시작되는 것이다."
책쓰기는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가 아닌 '독자'를 위한 글을 쓸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성숙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은 독자가 있을 때 비로소 존재 가치를 갖습니다.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주고, 그들의 삶에 작은 변화를 일으킬 때, 우리의 글은 비로소 살아 숨 쉬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