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리셋 Aug 27. 2024

내 마음속 먹구름 걷어내는 법

우리의 마음과 삶을 어둡고 무겁게 만드는 것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근심과 걱정이다. 근심은 번뇌를 불러오고, 그 번뇌는 불안을 낳으며, 결국 불안은 공포로 이어진다. 이렇게 쌓인 감정들은 우리의 삶을 서서히 갉아먹고, 결국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 그런데 우리가 근심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대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 어쩌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일들을 미리 걱정하며, 현재를 망치고 있다. 그 불필요한 걱정 때문에 정작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망쳐버리고, 우리 삶은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요즘 근심과 걱정이 나를 무겁게 할 때가 많다. 마음속에서 번뇌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게 불안으로 변하면서 해야 할 일들을 자꾸 미루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일상적인 일조차 잘 해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걱정하는 것들은 대부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다.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도 낮은 일들을 미리 끌어와서 괜히 걱정하느라 지금 이 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내가 불안과 근심에 빠질 때마다 한 가지 패턴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일상 속에서 기본이 흐트러지면 이런 감정들이 더 자주, 더 강하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방이 어질러져 있거나,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거나, 작은 집안일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 그때 내 마음도 같이 어지러워진다. 그러면 마치 내가 삶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 불안해진다. 결국 모든 게 일상의 기본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된다. 일상 속 작은 것들을 바로잡지 않으면, 불안과 걱정은 점점 더 커지기만 한다.


금문교 이야기와 나의 깨달음

목사님 설교에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이야기를 들었다. 신혼여행 때 금문교를 직접 자전거로 건넜던 기억이 난다. 그 웅장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이번에 금문교의 건축 과정에 대해 처음 들었다. 1933년에 착공해 1937년에 완성된 금문교는 당시 거의 불가능한 도전이었다고 한다. 강한 조류와 깊은 바닷속에 기초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술이 필요했다. 게다가 당시 미국은 대공황 시기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 다리를 완성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금문교가 한 번 완성되었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년 수백억 원의 유지 보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날씨와 해풍에 끊임없이 노출되다 보니 매년 페인트칠을 새로 하고, 구조물도 지속적으로 보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끊임없는 관리 덕분에 금문교는 여전히 안전하고 아름답게 유지되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의 삶도 금문교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문교처럼 우리도 한 번의 성취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다. 나 역시 내 삶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돌봐야만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행복을 지킬 수 있다. 아무리 견고한 다리도 보수를 하지 않으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듯이, 나도 매일 내 삶의 기본을 지켜야만 내 삶과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삶의 기본을 지키는 법

내가 깨달은 건 단순하다. 결국 삶의 평온은 기본을 지키는 데서 온다는 사실이다. 방이 어지럽혀져 있으면 그 어수선함이 내 마음에도 그대로 전해진다.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 자신이 초라해지고 불안도 그만큼 커진다. 그래서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방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밀린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다 보면, 마음이 조금씩 안정을 찾는 걸 느낀다. 중요한 건 흐트러져 있을 때일수록 기본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작은 일들이나 기본적인 것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작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을 때, 내 삶도 다시 안정감을 되찾게 된다.


오늘부터 장모님, 그리고 이모님을 모시고 3일간의 가족 휴가를 떠난다. 이 휴가는 나에게도 소중한 재충전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가족과 함께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운 활력을 얻고 싶다. 마치 매년 금문교에 새롭게 페인트를 칠해 다리를 보수하듯, 이번 휴식이 나를 새롭게 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


일상을 지키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소소한 일들을 성실히 해내며 나 자신을 돌보는 것, 그 작은 일들이 쌓여 내 삶을 단단히 지탱해 준다. 그럴수록 나는 점점 더 깊은 평온을 느낀다.


삶이 복잡하지 않다는 사실을 금문교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아무리 견고한 다리도 꾸준한 관리 없이는 결국 부식되고 무너진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불안과 걱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것부터 다시 챙기기 시작하면, 어느새 삶도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결국, 나는 내 삶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매일의 작은 보수를 통해, 삶이라는 다리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