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칼이 될 때

난 궁금했을 뿐이야

by 낮에 뜨는 별

1.

'어디에서 왔어?'

'나? 한국에서 태어났지'

'아니, 고향이 어디냐고'

'아, 지방이야'

'그럼 서울사람 아니네'

'나 인생의 절반 이상을 서울에서 살았는데?'


2.

'어디야?'

'지금 거의 다 왔어요'

'뭐 하다가 이제 와?'

'ㅇㅇ 하느라 늦었어요'

'앞으로 시간 맞춰서 온다고 약속하지 않았니?'

'네. 맞아요. 죄송합니다'

'쓸데없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오기나 해'


3.

'밥 먹어'

'네. 조금만요'

'밥 먹으라고'

'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내가 몇번 말했지? 넌 내 말을 듣고 있는거니?'

'죄송합니다. 먹을게요'



4.

'누구야?'

'~ 하는 분. 우연히 알게 되서 친해졌어'

'그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이야?'

'그럼 대화해보면 느껴지지'

'사기꾼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알아?'

'알지. 내가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야, 그래서 내가 걱정이라는거야. 니가 잘 속으니까'




<궁금해서>

묻는 질문이 누군가의 가슴을 후벼파는 이유는

그 질문이 진짜 나를 향한 선의와 호의로 인한

궁금함이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의 불신과 불안 짜증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궁금함이 될 때가 많아서다


그래서 때로 궁금함은 비난이 된다

'단지 궁금해서 물었다'는 말은

그래서 칼이 되기도 한다


#설거지는도대체왜안한거야

#왜자기가해야할일을먼저안하는거야

#궁금해서물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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