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의 재수 라이프 6
재수생의 첫 번째 전초전, 6월 모의고사
1. 평가원의 눈
인강 강사나 재수학원 선생들은 항상 말한다.
‘평가원의 눈으로 문제를 파악해라!’
고3 때 처음 들었고 재수할 때도 귀에 박힐 정도로 들은 말. 처음에는 뭔 x소리 인가 했다. 하지만 이제는 무슨 말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확실히 평가원 문제와 교육청 및 사설 문제는 질이 달랐다. 평가원은 알아야 할 것만 명료화해서 문제를 내는 느낌이었다.
재수 때는 저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강제로라도 평가원의 눈을 이식해야 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수능이 처음 시작된 94년부터 나한테 x을 안겨준 2013년 수능 모두를 n회독 및 풀이하는 것이었다. 가장 단순하고도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었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앞두고 나는 5월 중순부터 저 공부방법을 채택했다. 근 20년에 가까운 6월 평가원 모의
고사를 다 풀고 1회 분석을 끝마쳤다. 그리고 6월이 되었다.
2. 6월 평가원 모의고사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수능의 첫 번째 전초전이다. 수능을 주관하는 평가원이 직접 문제를 내기 때문이다. 즉 이 모의고사를 통해 올해 수능의 난이도 및 기준을 엿볼 수 있다. 더구나 n수생과 고3이 모두 보는 수업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기 알맞은 모의고사였다.
교육청 및 사설 모의고사와 달리 평가원 모의고사는 n수생도 학원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본다. 진짜 수능의 느낌이었다. 이게 뭐라고 그 전날부터 떨리기 시작했다.
고3 때의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목표 성적보다 1~2등급 내려간 점수로 도배되어 있었다. 당시의 필자는 노력에 비해 과분한 점수를 바랐으니까. 재수 때의 6월 평가원 모의고사. 그나마 목표에 근접한 등급이 나왔다.
헐랭? 가채점을 끝내고 괜스레 설레었다. 물론 목표보다는 한참 부족했지만 주 70시간 공부한 노력에 보답을 받는 느낌이었다. 담임교사도 이상적으로 성적이 상승하고 있다며 축하해줬다.
3. 6월 모의고사, 그 후
아쉬움은 남았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던 6월 모의고사. 그러나 시험에선 잘 본 사람이 있으면 못 본 사람이 있다. 우리 반도 마찬가지였다. 고3 때는 ‘망쳐도 나중에 잘 보면 되지’ 이런 마인드가 강했다. 재수는 아니었다.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었기에 망쳤을 때의 실망감은 훨씬 더 컸다.
재수학원에선 모의고사 후에도 야자를 해야 한다. 모의고사 분석을 하면 되기에 나름 새로운(?) 공부를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종례가 끝나고 야자를 준비하고 있는데 담임이 들어왔다. 오늘은 조퇴를 허가해준다는 말을 해 줬다. 결과에 실망스러운 친구들을 위해. 주위에는 한숨만이 가득했기에 꽤 많은 친구들이 조퇴할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한 명도 조퇴하지 않았다. 이게 재수생의 절박함인가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첫 번째 전초전을 치러냈다.
http://m.podbbang.com/ch/16473
본격대학전공리뷰 팟캐스트
'전공투어'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험생분들이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가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분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 기획을 한 방송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