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Lauren
끝없이 광활한 당신의 어디쯤이라도 닿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갔던 때가 있었다. 벌거숭이처럼 모든 걸 드러내어 놓고 기다려 봤고, 꽁꽁 싸매놓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마음을 풀어헤치려고 온갖 노력을 했던 적도 있었다.
그토록 원했던 우주의 세계가 열리고 당신을 여행할 초고속 열차표를 쥐었던 날, 낮밤을 가리지 않고 당신을 훔쳤다. 피부 끝자락부터 섬세하게 전해지는 손의 촉감에 머리카락이 곤두섰고, 조심스러움이 감도는 숨소리가 전해질 때마다 뜨겁게 타올랐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면 아름다움이 가득한 어느 행성을 향해 번지점프를 하는 기분이었고, 우리의 미래를 속삭일 때면 당신과 함께하는 평생의 시간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았다.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화병에 담아둔 리시안셔스(Lisianthus)를 꺾으며, 우리의 약속을 잊기로 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은 영원의 맹세가 아니었음을 알았다. 서로의 세계에 파고들어 우리의 전부를 나눈 뒤 흥미를 잃은 쪽이, 마음이 변한 쪽이 잊어버리면 그만인 껍데기 같은 말이었다.
차고 넘치는 애틋한 진심을 표현할 줄 몰라 끙끙 앓기만 했던 바보 같은 나는, 내쳐지는 순간조차 아무 말도 못 한 초라한 나로 변해 있었다. 우리의 세계는 끝이 났다. 아무짝에 쓸모없는 기억들을 하나둘씩 지운다. 몇 날 며칠이 걸릴지도 모를 비참한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렇지 않게 나를 깨울 새벽의 기척이 벌써부터 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