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린 Oct 06. 2022

직 업 가치관

<Insight>

職 (직)

관직(官)ㆍ직업(業)ㆍ직책(責)ㆍ직무(務)ㆍ직위(位).


 (업)

업(業: 직업. 부여된 과업)


직업의 의미를 나눠서 뜻풀이를 하자면 이러한 의미가 숨어있다. 

업이 직과의 차이가 있다면, 자신의 타고난 적성으로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일컫는다. 


직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종사하는 일이며, 맡은 직위나 직무의 직함에 대한 의미에 가깝다.

업은 자신에게 부여된 과업이자 임무이고,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사명 또는 하고 싶은 일 자체에 대한 의미에 가깝다. 


쉽게 풀이하자면, 필자에게 있어서 직은 작곡가, 프로듀서, 음악감독, 프리랜서와 같은 것이다.

업은 음악을 만드는 사람,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정적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 영상이나 작품에 음악으로 호흡을 만드는 사람, 작품 속 등장인물에게 감정을 넣어주는 사람, 글을 통해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사람 등등과 같은 것이다. 


이 내용만 통해서도 직과 업의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파생될 수 있는 내용의 가지 수가 확연하게 차이 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직을 떠올리게 될 때는 간단하고 명료하게 딱 떨어지는 대신 딱딱한 느낌이 강해지며, 한정적인 부분들이 느껴진다. 


업을 떠올리자 하나의 직함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행동들이나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들이 나열된다. 이를 통해서, 내가 더 원하고 바라는 방향성을 다시 한번 점검하거나 깨우칠 수 있는 계기로 충분하다.  


이 두 가지의 의미에 대해 나눠서 뜻풀이를 해본 적은 없고, 크게 생각해본 적도 없다. 

드로우 앤드류 님의 도서를 읽다가 어느 대목에서 자세히 나와 있기에 나도 그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 보았다.

예시로 소비자에서 생산자의 관점으로 변화시키면 모든 것이 달라 보이듯이, 필자도 이 단어의 의미를 뜻풀이 하자 직업에 대한 깊은 사유가 판이하게 달라짐을 느낀다. 


내가 회사를 택하지 않고 프리랜서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것을 조금은 깨우치게 된 것 같다. 

때때로 나의 24시간을 온전히 제대로 활용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들과, 내 선택에 대한 불확신이 들 때면 회사를 알아볼 수밖에 없는 것인가 라는 결론으로 맺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무엇인지를 깨우치게 되자 불안감보다는 내 기준의 정답으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통상적인 정답은 없다. 다만, 내 기준을 따랐으면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어디 누구 00 기업 갔다더라.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간판에 집착하는 경우를 빈번하게 볼 수 있다. 대학을 갈 때 인 서울을 쫓는 경우, 이름이 큰 대기업을 쫓는 경우, 팀장. 과장. 실장. 등 직함에 대해 프라이드를 가지는 경우들이 예이다. 

이는 직장인을 폄하하거나 부정적으로 관찰한 내용이 아니다. 자신이 그에 대해 즐기고 있고, 자신이 올곧게 선택한 것에 따른 결과라면 위의 예시와는 다르다. 이것은 '누군가에 의해 등 떠밀려, 혹은 살다 보니 이렇게, 남의 시선 때문에'와 같은 케이스가 아니다. 


필자가 전하는 의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한 채로, '성적과 스펙이 좋아서' '대기업이니까' '승진이 코 앞이니까'와 같은 네임 밸류 관습에 휘둘리는 것이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해외와 우리나라 사람의 차이는 하시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서도 판이하게 갈린다.

해외에서는 음악을 씁니다, 마케팅을 합니다, 사진을 찍습니다 하는 일에 대하여 말한다.

한국에서는 00 기획사에 작곡가입니다, 00 기업의 마케팅 팀장입니다, 00 잡지사의 포토그래퍼입니다 직함에 대해 말한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양성을 바라기는 어렵다.       


직을 쌓기, 업을 쌓기.

직업의 의미 중 직만 생각하게 되면,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기가 힘들어지고,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고 느낀다. 필자도 그러했다.


업이라는 것을 쌓았을 때, 비로소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고, 어딘가에 소속된 어느 직위의 한 사람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은 직을 쌓고 싶은 사람인가. 업을 쌓고 싶은 사람인가. 정해진 것은 없다. 

단지, 자신이 어느 쪽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다 알만한 명함이 갖고 싶은지, 그것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초점을 두고 싶은지, 두 가지의 의미는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두 가지를 전부 쌓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떠나서 자신만의 삶을 기획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느낀다. 출근이 불행하지 않고, 출근이 쳇바퀴 같은 삶처럼 느껴지지 않고, 남들의 시선이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길로서 새롭게 개척하여 나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챙겨가고 있는 사람 같다. 


중요한 것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떠올려보고 우선순위를 선택하는 것이다. 


필자는 업을 택하는 사람이고 싶다. 종국에 가서는 둘 다 얻은 사람이기를 바라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그렇다. 어느 한 분야에만 속하지 않고, 한 직함에 그치지 않고, 그저 내가 담을 수 있는 나의 한계치를 끌어 모아 넘어서고, 즐길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택하고, 새롭게 발견하고, 쌓아가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가 바라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