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석이형이 노래한 <슬픈노래>를 듣습니다. 형이 언제 슬픈노래를 부르는 지 조용히 얘기해 주고 있어 형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형도 슬픔만은 이야기 하지 않은 듯 합니다.
1.이룰 수 없는 이와 사랑에 빠졌을 때
맞아. 형. 슬픈노래를 부르면 더 슬픔이 깊어지겠지. 부르다보면 잊혀야한다고 생각하겠지. 그러다 어쩔 수 없는 사랑의 끌림에 미쳐버리겠지. 형이 콘서트에서 그랬던 것 같아. "로맨스" "ㄹ"발음만 들어도 설레인다고. 그런데 "이룰 수 없음" 은 슬프지않아?
2.너무나 사랑하여 이별을 예감할 때
맞아. 형. 사랑이 그런 것 같아.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관계라면 더더욱 그래. 엄마, 아버지가 그렇고 내 아이들이 그렇겠지. 그 이별을 예감할 땐 어떤 느낌일까? 그 때 형의 노래를 다시 들을게
3.아픔을 감추려고 허탈히 미소지을 때
맞아. 형. 형보다 더 나이 들어 두아이의 아빠가 되니 내가 아프다, 속상하다, 짜증난다 이렇게 보여주지 못하겠더라고. 때론 삶의 무게때문에, 때론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들어내는 것보다 감추어야 할 때가 많아. 형은 잘 모를거야. 형은 40살을, 50살을 산 적이 없잖아. 그럴때 헛웃음이 나더라고. 허탈히 웃으면서 감추어지는 것 같아. 형은 살지도 않았으면서 어찌 그리 잘 알까?
4.밤늦은 여행길에 낯선 길 지나갈 때
맞아. 형. 낯선길 특히 홀로 갈 땐 더 그래. 밤의 기운과 잔잔하고 슬픈노래는 여행길을 더 환하게 비춰주네. 올해는 <코로나-19>라는전염병에 여행가기도 힘들어. 여행이 더 그리워진다. 형이 60이 되면 오토바이 한대 타고 싶다고 했지? "할리데이비슨", "발이 땅에 닿을까?"걱정이었던데....ㅎㅎ. 2023년이면 형이 60이고, 그때가 되면 코로나-19가 없어지겠지. 꼭 타봐. 할리데이비슨..그곳에서도 말야. 밤늦은 낯선 길 오토바이 타고 세계일주 꼭 해봐. 형의 소망이었잖아? 낯선 길 걸으며 슬픈노래도 들으면서 말이야
5. 사랑은 떠났지만 추억이 자라날 때
맞아. 형. 형은 떠났지만 나는, 우리들은 형을 기억하고 있잖아. 형의 노래로 위로받고 있어. 형을 기억하기 위해서 대구에는 <김광석거리>가 생겼어? 알고는 있나?
이제는 형이 추억이네. 난 대구에 갈적마다 형의 거리를 찾곤 해. 그 거리 가득히 형의 노래가 울려버지고, 형의 사진, 형의 노래말들이 있어. 형에 대한 추억도 점점 자라고 있지.
6.길가에 안개꽃이 너처럼 미소질 때
맞아. 형. 길가에 안개꽃이, 길가에 민들레가. 길가에 해바라기가 미소지을 때 슬픈노래를 듣고 부르고 싶어. 왜 슬픈노래냐고? 꽃의 미소와 신나는 비트는 어울리지 않잖아? 알면서ㅋㅋ. 고마워. 꽃을 보며 노래선곡까지 해 주어서 말이야.
7.어린 아이에게서 어른의 모습을 볼 때
맞아. 형. 아이는 아이다와야 어른은 어른스러워야 해. 낯설게 아이에게서 어른의 모습들이 보여질 떄는 나도 형처럼 슬퍼. 특히나 안좋은 어른들이 모습이 아이한테서 보여지면 더더욱 그렇고 말이야. 내 아이만큼은 그렇게 키우지 말아야겠어. 그렇게 약속할께. 형!
8.너무나 슬퍼서 눈물이 메마를 때
맞아. 형. 한참 울다 보면 그 다음엔 눈물이 안 나오더라. 작년에 나도 그랬어. 작년 6월30일 북한산 산행을 하다 친구가 <심정지>로 죽었을 때, 친구를 구급헬기를 태워보내고 북한산을 울면서 내려오는데 더이상 눈물이 나오질 않더라고. 목은 쉬어가고. 눈물에도 총량이 있나봐. 그럴땐 형의 노래처럼 슬픈 노래를 부를께. 슬픈 노래를 들을께.
9.노인의 주름 속에 인생을 바라볼 때
맞아. 형. 엄마의 주름이 하나 둘 늘어갈때, 그 속에 잠긴 엄마의 삶이 떠오를 때, 고생만 한 엄마, 아버지의 얼굴에 세월이 묻어 있을 때가 있어.
그리고말야, 형. 주름만이 아니더라고. 허리로, 어깨로 삶이 보여줘. 올해 8월 엄마가 허리수술을 했어.그리고 다음주면 오른쪽 어깨수술을 해.-.- 칠십줄에 다다른 엄마의 삶의 무게가 허리와 어깨를 짓누르네.
여덟시면 아이들이 일어납니다. 아이들을 꺠워 가을을 즐기러 가야겠습니다. 형과 이야기 나눈 소중한 일요일 아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