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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님 Nov 11. 2024

울긋불긋한,

울듯말듯한.




가끔은 생각이 나는데 애써 생각 안 하려고 한다. 슬픈 노래가 들리면 라디오 주파수를 바꿔버리고 그리움이 커질 때면 밖으로 나가거나 집 정리를 하거나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그러면 시간이, 하루가 빨리 가버리고 그만큼 멀어지는 거 같다.



날카롭고 미운 마음이 모든 걸 망치지 않기를 바라며 난 멀리멀리 도망친다. 새로운 곳에 정착해야 하는 낯섦보다 잊지 못하고 절절거리는 게 더 힘드니까. 그렇게 멀어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마음이 떠나가는 거겠지.



하하 호호 웃으며 고기 한 점을 먹는데 맛있게 먹는 아이의 표정을 보니 이런 게 행복인가 싶다. 서로를 아끼고 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기특하고  해줘서 고맙다고 꾸벅 인사하는 게 예쁘다. 나를 살게 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족이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은 사람이라면 가지는 게 당연하다. 종교든, 물질이든, 사람이든 중요한 건 최소한 나쁜 것에는 기대지 말아야 한다. 나약한 사람의 마음에 거미줄을 치고 들어앉아있는 것을 걷어내고 환기시켜야 한다.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차갑기도 하고 뜨겁기도 한 일주일이 지나갔다. 물을 댐으로 막으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흘러가게 둬야겠다. 그래야 거슬러 올라오지 않을 테니까.



#단풍

#울듯말듯

#울긋불긋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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