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하루를 겪고서야 마음속에 드리워진 욕심이 느슨해짐을 느낀다. 남들을 의식하는 삶이 싫다고 하면서 나도 모르게 무엇을 통해서든 인정받고 싶었나 보다. 불안한 마음은 결국은 결과로 나타난다. 아닐 거라고 부정하던 일을 맞닦들이자 탁 하고 줄이 끊어지는 느낌이 든다.
아파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고 이별을 겪어야 인연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돈이든, 사람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내 생활 속에 함께 있을 땐 공기처럼 당연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상실의 시간을 겪으면 무엇이 중요한지 단 시간에 알게 된다.
나에게 소중한 것, 지켜야 할 것들이 선명해진다. 그동안 직시하지 않으려 했던 많은 책임과 의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인생의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면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둘러싸여 살게 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고 습관이 무섭다고 다시 회귀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 번 겪은 그 일이 아무렇지 않은 게 되지는 않는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또롯하게 새겨져 있다.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고리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또 다른 월요일이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보고 듣고 말해야 한다. 무언가를 놓아야 다시 잡을 수 있다. 아니 놓아야 편해진다. 조금씩 모두 편해지면 좋겠다.
#멈춤
#포기
#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