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 주말 오후, 미술관 옆 캠핑장
햇살이 따사로운 주말 오후
캠핑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이지만 익숙한 풍경에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1박 2일 캠핑은
여행이듯 일상인 듯
그 경계가 모호하다.
맑디 맑은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주변 풍경을 보노라니
두고 온 일상의 말들이 물결처럼 울린다.
별 다를 것 없는 일상에서
나를 살게 하는 힘은
두 사람 사이의 말이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상대방의 진심을 들었을 때
그 여운은 참으로 오래간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데
투명한 물에 내 마음을 자꾸 비춰본다.
그러면
나의 마음도
상대방의 진심도 알 것만 같다.
어린아이처럼
거리낌 없이
걸어가다
두 가지 길을 만나면
마음 가는 대로 하곤 한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운명처럼 일어나기도 하고
그게 삶이 되기도 한다.
축축하게 젖은
볼품없는 마음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전부를 걸만큼
간절하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알게 될 거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어떤 모양인지
그때까진 그냥 지금 이대로 두자.
물 회오리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꽃 잎도
구멍 난 초록 풀 잎도
물 안에 있으면 모두 보석 같다.
퍽퍽한 돌담에
물결 그림자가 출렁이면
돌도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물은 물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자신만의 길을 갈 뿐이다.
올라가고 또 올라가다 보면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하늘을 만나게 될 거다.
나이가 먹었다고 해서
쉬운 건 하나도 없다.
나이가 먹었다고 해서
모든 일에 초연한 건 아니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
나도 하나의 피사체가 되고 싶다.
지금 이 순간을
한 번의 붓질로 그려 넣고 싶다.
타오르는 불길이
살아있는 듯 춤춘다.
누구에게나
이런 순간이 있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나만의 뜨거움.
바뀐 잠자리에 뒤척이다
맞이한 아침은
어제보다 따스하다.
잔잔한 물결에
돌멩이를 던져 잔물결을 만든다.
멀리멀리 퍼져
마음이 잔잔해지길 바라본다.
어제의 길은
오늘의 길과 다르다.
이런 이유로
내일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산책
#미술관옆캠핑장
#캠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