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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님 Apr 29. 2024

마음이 힘든 날

왜 사는 걸까?



힘들어





요 며칠 마음이 많이 힘듭니다. 날씨 탓도 해보고 컨디션, 바이오리듬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 보았지만 극복이 안되네요. 친구와 약속을 잡고 외식을 하고 의식적으로 밖에 나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침대에 누워있고만 싶고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다 밤늦게 돼서야 잠이 듭니다. 머릿속에 부정적인 생각이 너무 많이 드는데 떨쳐 버릴 수가 없어 회피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짓누르면 더 터져 오른다는 것을요.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아껴야 하는데 그러기가 어렵습니다. 연초에 야심 차게 세웠던 계획을 자꾸 미루는 내가 못 마땅합니다. '바빴잖아, 아팠잖아, 쉴 때도 있어야지'라고 반박해 보지만 변명 같아 보일 뿐입니다.





비오는 날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아침이 되었는데도 어둡습니다. 몸을 일으키기가 힘듭니다.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싫어 꾸역꾸역 일어납니다. 아이에게 아침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도란도란 같이 수다 떨며 준비하면 마음이 많이 나아집니다.


비가 오는 줄 알고 우산을 들고 나갔는데 어느새 햇살이 비춥니다. 물에 젖은 풍경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이 내 눈물 같습니다. 내 인생도 울고 나면 이렇게 반짝이면 좋겠습니다.





살아있으니 그냥 사는 거지 뭐.



남편에게 왜 사냐고 물었을 때 했던 답변이 생각납니다. 인생의 너무 많은 의미를 두지 말라고 저를 토닥였는데 그때는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이 아파보고 나니 그 말이 이해가 됩니다.


모든 걸 너무나 잘 해내고 싶은 내가 보입니다. 멋진 엄마 좋은 아내, 회사에서 인정받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내가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 내 에너지를 쓰며 나를 소진하는 겁니다.


이렇게 방전되고 나면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나를 더 챙겨야지 하지만 조금만 에너지가 생겨도 타인에게 헌신하고 사랑을 기다리는 강아지가 됩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오랜만의 미니멀. 서랍 한 칸을 정리했다.



나를 둘러싼 일상이 날 힘들게도 하지만 날 살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챙기고 보살피는 게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살아있을 수 있습니다. 밀린 빨래와 설거지, 널브러진 집이 짐처럼 느껴지지만 하나하나 해나갈 때의 변화가 성취감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은 내실을 가꾸는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집을 치우며 내 마음도 정리하고 아이에게 웃어주며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습니다.






#마음이힘들때
#비오는날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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