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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양 Jul 14. 2021

부부란 여행의 동반자

참 안 맞는 부부



부부란 여행의 동반자

결혼을 하고 나면 '가정'이 생기기 때문에 

평소 자주 만났던 친구들과 자연스레 멀어지고 '가정'에 집중하게 된다.


주말이면 만나서 커피 한잔에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던 친구가

주말이면 부리나케 시댁, 친정을 가고 

그마저도 안 가는 날이면 남편과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나는 결혼하기 전에 친했던 남사친과는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남사친이 바로 우리 남편이니까


# 소울메이트의 조건 


나는 남편을 연애 때부터 소울메이트라고 불렀다. 

소울메이트가 되기 위해선 몇 가지 필요한 조건들이 있는데


1. 웃음코드가 잘 맞을 것 

- TV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심지어 농담을 할 때도 

같은 포인트에서 웃고 배를 잡고 깔깔거리며 웃는다.


2. 식성이 비슷할 것 

- 스트레스받아서 맛있는 게 먹고 싶을 땐

둘 다 동시에 '맛초킹!' '육회!' '갈비!'를 외친다.


3. 체력이 비슷할 것 

- 이거 은근 중요하다!!!

놀 때 같이 놀고 쉴 땐 같이 쉬어야 한다.

누구 하나 체력이 뛰어나거나 체력이 쳐지면 흥이 떨어지고 재미가 없다.


4. 취미가 비슷할 것

- 우리 부부의 공통된 취미는 '게임'이다.

연애할 때는 PC방에서 밤새면서 LOL을 하고 배그를 했다.

결혼하고는 PS4, 닌텐도 스위치, 보드게임, 고스톱, 훌라 등등 

각종 게임을 다 섭렵할 정도로 취미가 잘 맞았고 

워낙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까 상대방이 게임을 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5. 가치관이 비슷할 것 

- 이거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같은 주제에 대해 비슷한 생각으로 공감하며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가치관이 맞는지 알고 싶다면 방법이 있다. 

'같이 뉴스를 보고 뉴스에 나오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라' 


카카오톡으로 얼굴 없는 대화는 잠시 접어두고

얼굴을 보면서 뉴스에 나오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심도 있게 이야기를 해봐라.

그러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치관이라는 것은 살아온 환경, 만나는 사람, 직업 등이 비슷하면 자연스럽게 맞는 것 같다.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란 정말 힘든 법인데 다행히도 나와 남편은 그러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 남편을 나의 소울메이트로 임명하였다.



# 제법 잘 맞는 부부


최근에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라는 책에서 인상적인 구절을 읽었다. 

(이 책은 '메타버스'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메타버스가 앞으로 우리 시대에 어떻게 적용될지, 

3차원의 가상 세계의 현주소는 어디인지를 재미있게 서술한 책이었지만 

내가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름 아닌 이 문장이었다)


'당신은 그자를 인생의 동반자, 여행의 동반자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나요?

... (중략) 인생의 동반자로 상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상대의 세세한 부분까지

나와 일치하기를 희망합니다....(중략) 


반면에 여행의 동반자로 상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큰 여정을 상대와 공유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음을 이해하는 편입니다. 

내가 변하고자 하는 노력, 그가 변했으면 하는 바람은 크게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출처 :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 


나는 무릎을 탁 쳤다!

내가 소울메이트라 여겼던 나의 배우자는 여행의 동반자였다. 


우리는 인생의 동반자가 아닌 여행의 동반자로

서로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참 안 맞는 부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제법 좀 잘 맞는 부부로 성장하고 있다.


참 안 맞는 부부는 여기서 졸업하고

이제부터는 제법 좀 잘 맞는 부부로 살아보려고 한다. 

언젠가 짝짜꿍 잘 맞는 부부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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