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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Feb 02. 2021

경주 여행 #1

경주여행 입문자들 위한 황리단길 소개 1

나는 첫 직장이 서울이었다. 어렸을 때는 왜 서울에 대한 동경이 있지 않나? 나는 동경은 아니었지만 그냥 우연한 기회가 찾아와 서울에 자리를 잡은 것도 있었고 오빠가 그 당시 서울에 살고 있어서 그냥 밀고 들어갔던 것도 있다. 사실 그때는 친오빠고 오빠가 서울에 집 있으니 동생 한 명쯤은 살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완전 민폐, 어디서 이 딴 게 굴러 들어왔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약 오빠였다면 그럴 수 있었나? 싶기도 하고. 이러니 저리니 해도 내쫓지 않고 같이 살아준 걸 표현은 못하지만 고마워하고 있다. 


아무튼 그렇게 자취를 시작하다 보니 난 첫 자취가 그렇게 힘들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좀 풍족한?? 그러고 오빠가 결혼하고 나서 진짜 본격적인 자취를 시작하게 됐는데 인생의 내리막길이 시작된 때가 아닌가 회상해 본다. 그렇게 혼자서 한 1년 반 동안 살고 결국 다 접고 집으로 와서 잘 살고 있었는데 회사 발령이 서울에 나면서 난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신나게 한 5개월 정도 놀다가 다시 취업할 시기가 찾아와 찾아보다 경주까지 오게 되었다. 경주라니... 웬 말인가.... 처음엔 약간 실감이 안 났는데 이사하러 가는 길에 너무 실감이 되었다. 


이렇게 먼 곳이었구나. 내가 정말 이곳에 왔구나.라고 한 게 벌써 반년이 지났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경주까지 오게 된 김에 경주 경남, 경북권 정복을 하고 가겠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경주에 딱 처음 왔을 때는 첫 달부터 한 4~5개월까지는 거의 격주로 지인들이 내려왔었다. 나는 인간관계가 넓은 편이 아니고 무리 지어 다니는게 아니기 때문에 다 한 명씩 오다 보니 계속 오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처음 한 달 정도는 나도 안 가본 곳도 가고 그랬었는데 한 달이 넘어가니 이제 경주 웬만한 곳은 정말 다 가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다음 오는 지인들 중에 경주 와봤던 사람들하고는 근교로 나갔다. 포항, 울산, 부산, 군위, 구미까지. 경주가 정말 신기한 게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대도시들(부산, 대구, 울산, 포항)과는 정말 가깝다. 차로도 다 1시간 이내 거리고 KTX 타면 각각 20~30분이면 모두 도착하는 곳들이다. 근데 반전은 여기 빼고 다 멀다는 점. 나는 고성이나 통영이 경주에서 정말 가까울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본가에서 걸리는 것과 정말 똑같이 걸렸다. 3시간... 3시간...??? 3시간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다니고 있다. 경주 떠나면 진짜 안 올 거 같아서. 


사담이 길었는데 그래서 오늘은 경주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그 첫 번째는 황리단길. 경주 여행의 입문자들이 반드시 거치는 그 거리. 사실 난 경주 살고부터는 황리단길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 많고, 복잡하고, 주차할 때 없어서. 지금은 코로나가 심해져 좀 덜하지만 지난주도 잠깐 나가보니 온 세상 사람들 다 나온 기분이 든 건 기분 탓이겠지..?  아무튼 경주 여행 입문자들을 위한 황리단길을 소개해 보겠다! 




비엣

코로나가 심해지고 해외여행을 할 수 없어서 갑갑할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런 자들을 위한 곳이다. 뭐, 해외여행이 풀려도 베트남에 다시 갈 일이 있을까 싶지만, 또 가려고 하는 사람들은 무척 많을 것이기에. 그 사람들 중 베트남의 연유 커피나, 코코넛커피스무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곳을 추천한다. 진짜 찐 베트남 연유 커피의 맛을 거의 90% 이상 재연하고 있는 곳이다. 외부, 내부 인테리어도 정말 베트남 현지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 잠깐이지만 해외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온센

백종원이 극찬한 텐동 집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경주에서도 맛집으로 소문나 줄 서서 먹는 곳이다. 나는 기본 텐동과 새우 텐동을 먹었었는데 새우가 취저였다. 일본 전통 텐동의 맛과는 살짝 다르긴 하지만 충분히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참고로 경주는 웨이팅 시스템이 현대식이 아니다. 무조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온천집

늘 항상 줄이 만은 곳 중에 한 곳인 온천집이다. 체인으로 서울에도 있고, 대전에도 있는데 어느 지역에 가든 항상 줄이 많았던 것 같다. 온천집에서 저녁을 먹으려면(사실 온천집 뿐 아니다. 황리단길에서 좀 유명한 곳에서 저녁을 먹으려면) 무조건 6시 이전에 가는 걸 추천한다. 이후에 가면 웨이팅도 안 될 수 있다. 이미 마감시간까지 웨이팅이 꽉 찼기 때문에 6시 30분 이후부터는 거의 웨이팅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좋다. 


코로나닌깐 좀 괜찮지 않을까 싶지? 모두 똑같이 생각하나 보다. 그런 거 없다. 장사가 잘 되는 집은 계속  잘되더라. 하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5시에 가서 줄 없이 먹었다. 근데 먹고 나오닌깐 마당에 미친 듯이 줄 서 있어서 약간 놀랐던. 물론 일찍 간다고 줄이 없거나 한 그런 곳은 아니다. 그냥 인생의 타이밍이었던 것 같다. 사실 왜 그렇게 줄 서서 먹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맛은 있다. 줄을 2시간 서서 먹을 정도냐고 물어오면 살짝 갸웃거리게 되긴 하지만.(냉정히 난 안 먹는다) 사실 온천집은 음식 보다도 이 외관 인테리어가 유명한 곳이라서 샤부샤부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사진은 밖에서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사진 찍고 좋아하는 것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동리

집밥 먹고 싶은 날은 동리를 추천한다. 정갈한 오징어 제육과 집밥 반찬들로 한 상 차려지는 곳이다. 나는 여기가 좋았던 게 간이 세지 않아서 좋았다. 사실 사 먹는 음식들이 좀 자극적인 경우가 있어서 물을 많이 먹게 되는데 동리는 자극적인 음식이 없고 간도 적당해서 맛있는 엄마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여긴 젊은 사람들도 많이 오지만 부모님 세대도 많이 오는 식당 중에 한 곳이다. 여기도 웨이팅이 있으니 조금 여유 있게 와서 기다리는 게 좋다.






황금십원빵

황리단길의 상징 같은 녀석. 맛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줄 서서 먹을 정도냐고 물어본다면 또 고민된다. 그래도 한 번쯤 황리단길 입문 여행으로 와서는 먹어 볼만 하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이 빵은 안에 치즈가 들어간 빵이다. 겉은 살짝 바싹하고 속은 치즈와 함께 보송보송한 느낌이다. 촉촉 한 건 아니다. 보송보송이다. 물론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 식감이 살짝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약간 단 맛이 돌기 때문에 길거리 간식으로 적합하다. 이것과 더불어 쫀드기나 이색 호떡도 있다. 군것질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천국 같은 곳이다.






제일포토

지금까지 소개한 곳들 모두 같은 골목 라인에 있는 곳들이다. 이 골목이 황리단길 맛집이 싹 쏠려 있는 골목인데 내가 이야기 한 곳 말고도 정말 많이 뭔가 있다. 파스타집, 떡볶이집, 레트로 다방, 카페 등등 그래서 가서 취향 것 즐기다 오면 좋다. 


이 제일 포토도 같은 골목에 있는 곳이다. 친구랑 원래 전날에 셀프 사진관에 가서 찍으려고 했지만 절때, 문 닫는다고 해서 찍을 수 없었다. 그랬는데 다음날에도 가게 되어 바로 찍어 보았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음.. 2만5천원? 2만원? 정도였던 것 같고, 사진은 총 4장 셀렉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액자에 넣어주고 원본 파일도 카톡으로 보내준다. 그래고 사진이 준비되는 동안 자유롭게 구경하고 찍을 수 있어서 친구 커플 사진도 찍어줘 보았다. 정말 제한시간만큼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맘껏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병맛 같은 콘셉트도, 예쁜척하는 컨셉도 문제없이 다 찍을 수 있다. 






나그노리

여기도 같은 골목에 위치한 곳의 소품샵이다. 마당이 이렇게 꾸며져 있고 소품들도 아기자기하게 구경할 것들이 제법 쏠쏠하게 있어서 이런 거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가면 재밌을 곳이다.




이번에는 황리단길 한 골목을 소개해 봤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황리단길은 총 2개의 이야기로 하나가 더 남았다. 나머지 한 곳은 술집들이다. 다 먹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게 먹을 곳들을 찾아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황리단길을 구석구석 구경할 수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정말..?) 


그리고 사진이 없어서 까먹을 뻔했는데 경주 오면 기념품으로 빵을 많이 사간다. 그중에서 난 찰보리빵과 떡을 진짜 좋아하는데 처음에 먹고 너무 맛있어서 인터넷으로 추가 구매해서 먹었던 기억도 있다. 이렇게 대표 기념품이다 보니 정말 경주 시내 곳곳에 이름난 곳들이 너무 많다. 나도 다 먹어 본 건 아니지만 그중에 천년애라는 곳이 찰보리빵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사실 지금은 맛이 다 평준화돼서 크게 차이는 없지만 난 이런 걸 좋아한다. 본점 부심. 찰보리빵 외에 떡도 파니 꼭 떡도 먹어 보길 추천한다.





1. 비엣 2. 온천집 3. 제일 포토 4. 동리 식당 5. 황금 십원 빵 6. 온센 7. 천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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