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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운동 일지, 삶을 느끼는 순간

노력으로 삶에 스며든 것들이 하나둘 늘어날 때, 우린 변화한다

by 글로 나아가는 이

▲삶과 나의 운동 일지


요즘 운동이 곧 삶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아무리 시간이 늦고 피곤하더라도 운동을 선택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좋은 건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겠다. 삶이 됐다는 건 그만큼 익숙해져 이제 선택하기까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예전만큼 타오르는 열정을 가지고 있진 않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운동이 삶에 스며들었는지는 조금 더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러닝도 웨이트트레이닝도 이젠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정확히 말하면 잘하고 싶은 욕구다. 한계를 넘어 두각을 나타내고 싶다. 아직 섣부른 욕심일지 모르지만 꾸준히 해가야 하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삶에서 무언가를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꾸준하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조금이라도 계속 성장하는 일, 이게 가장 어렵다.


수년간 운동을 하며 알게 된 3가지. ▲ 몸과 체력의 변화를 기록하고 데이터로 확인하기 ▲ 무게, 횟수, 자세, 가동범위 등 다양한 시도를 하기 ▲ 한계라고 느낄 때, 멈추지 않고 두 번 더. 실패 지점까지 몰아가 근육과 정신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일. 어떤 운동이든, 이 3가지를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하면 할수록 운동에 더 푹 빠질 수밖에 없는 건, 일상 중에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몇 안 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숨소리 하나, 심장 박동과 근육의 움직임, 그리고 혈관의 수축감까지. 이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은 몇 없다.


감히 말하지만, 언젠가 운동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지성이 될 것이다.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


당신은 언제 살아 있다고 느끼는가? 요즘 난 그 순간이 삶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낀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런 시선에 둘러싸인 삶을 살다 보면 언젠가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결국 나 자신에 대한 환멸감만 깊어진다. 정말 기억 속에 깊게 사무치는 순간은 다르다. 생각해 보면, 나에게는 6가지 순간이 그렇다.


▲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의 편안함이 깊어질 때(시골 외할머니댁 다락방에서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을 때)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일상과 삶,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때 ▲ 러닝을 하며 오롯이 내 심장과 발자국에 집중할 때 ▲ 마음에 묵은 감정들을 글로 남기며 생각을 정리할 때 ▲ 책을 읽으며 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때 힘든 순간을 명상과 기도로 털어놓을 때



살아있다고 순간들을 스스로 알고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세파에 치여 일상에 현실에 묻혀갈 때 이 순간들을 떠올린다. 그러면 다시금 길이 보인다. 조금 더 나이가 들고 삶의 지혜가 깊어지면 이들을 더 자주 하면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가 되면 나의 글도 한 층 더 짙어져 있지 않을까.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을 기억하자. 그리고 기록하자. 그리고 그 순간을 쟁취하자. 언젠가 당신의 삶이 현실과의 타협 없이도 너그러이 희생할 수 있는 순간을 위해. 결국 변화해야만 지킬 수 있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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