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나아가는 이
러닝이다. 스트레스 해소 수단인 오래 달리기가 직업이 된다면 어떨까 감히 상상해 본다. 물론 취미와 직업은 다르겠다. 하지만 한 번쯤은 운동선수로서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 성공과 실패, 숱한 도전과 좌절 속에서 엄청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심장이 뛰는 순간순간을 계속 견뎌야 하는 마라톤은 인생에 그 무엇보다 큰 깨달음을 가져다줄 것만 같다. 그리고 그 뒤에 얼마나 큰 고통이 있을 지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
마라토너, 러닝 코치, 러닝 유튜버까지, 길은 많다. 하지만 결코 섣불리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끈기를 보여주고, 노력을 통한 결과를 증명하고, 또 성심껏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자기 검열은 독이 될 수 있겠지만, 취미를 제2의 직업으로 가진다는 건 멋지면서도 조심스러운 일이다.
시작하고 몇 달은 굉장히 재밌게 할 듯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마라톤도 처음보다는 후반이 힘들다. 러닝과 관련된 어떤 직업을 가지더라도 고비와 슬럼프는 올 것이다. 다만, 취미에서 시작했기에 조금은 부담을 내려놓고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고 호기심과 열정으로 임하고 싶다.
어떤 일이든 결국 잘하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즐겨야 한다. 때론 압박감도 느끼지만 끝난 후에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마라토너는 숨이 멎을 듯한 느낌과 극한의 근육통을 즐긴다. 호흡도 고통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없다면 러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