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견디기 위한 주문
고통을 사랑하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거나 마음이 힘든 순간마다 떠올리는 말이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다만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홀로 외웠던 주문임에는 틀림없다.
일상을 살아내기 위한 고통,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고통, 먼 미래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고통까지.
어쩌면 삶은 온통 고통 투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처는 고통 후에 남지만, 고통은 남지 않는다. 계속된다.
*관련글
https://brunch.co.kr/@rhkrwndgml/411
우리는 우리에게 어떤 이유로든 고통을 주는 사람을 피하고 싶어 한다. 그건 그 사람이 싫어서라기보다는, 그가 주는 고통을 견디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고통이 반복되면 사람 자체가 싫어지기도 한다. 필연, 우리의 뇌는 고통을 피하도록 설계됐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지도.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 그리고 애석하게도 우리는 늘 그 고통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발버둥 친다. 단순히 먹고 자고 일 외에 더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즉, 고통은 늘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고 있는 것이다.
크든 작든, 우리 앞에 고통이 닥쳤을 때 우린 어떤 방법으로든 대응할 수밖에 없다. 무너지거나 회피하거나 부딪히거나, 아니면 그냥 그 고통을 수용하거나. 이 모든 대응인 일종의 견딤이다. 요즘 말로 하면, 존버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진실.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그 사람이 우리에게서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건 당신의 혈육이나 배우자일 수도 있고, 아끼던 동료일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대다수의 인간은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로부터 가장 큰 고통을 받는다.
그래서 우린 언제까지나 고통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그 고통의 집합체에 나도(우리 모두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적당한 고통을 주고, 또 알게 모르게 서로를 더 성장시키고 있다.
당신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 그 이를 가까이하라. 그러면 우리의 삶은 고통에서 진정 멀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