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칭

02

by 진혁

검은 구름 속에서 섬광이 요동치더니, 찢기듯 튕겨져 나온 벼락이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 떨어졌고, 뒤이어 몰아치는 천둥소리에 창들이 몸을 떨었다. 나 체로는 놀란 표정으로 테라스 벤치에서 일어섰다. 길을 지나던 사람에게 벼락이 떨어졌기 때문인데, 서둘러 카페를 빠져나온 그는 우산을 쓰고 사람이 쓰러진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정신 차리세요!"


바닥에 얼굴을 묻고 쓰러져있는 여자는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119 안전센터에 도움을 요청한 나 체로는 의식이 없는 여자를 깨우려 했으나, 호흡이 멈췄는지 아무런 신체 반응이 없었다. 나 체로는 망설이지 않고 CPR을 시작했다. 한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 때쯤, 숨이 없던 여자가 공기를 토해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괜찮으세요? 119 불렀으니까 조금만 참으세요."

"무슨 일이죠?"


서서히 정신이 돌아온 여자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 체로의 목격담에도 반신 반의 하는 표정이었는데, 들고 있던 우산이 앙상하게 벼대만 남아 있는 것을 보곤, 적잖게 놀라는 것 같았다.

나 체로는 여자에게 우산을 씌워 주려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자신의 우산을 집어 들었다. 순간, 몸이 불덩어리가 된 것 같더니,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칼에 배인 듯한 통증이 온몸으로 밀려와 입 밖으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눈을 뜬 나 체로는 자신이 낯선 장소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체로야!"


문을 열고 들어 온 엄마가 깜짝 놀라며 그를 불렀다.


"괜찮아? 아휴 다행이다.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여기 어디야?"

"병원이지, 2일째 의식 없이 누워 있었어.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정말 다행이다. 어디 아픈데 없어?"

"내가 왜 병원에 왔지?"

"아무것도 생각 않나?, 너 벼락 맞았잖아."

"벼락을 맞았어? 내가?"


나 체로는 정말 벼락 맞는 기분이었다.


"병원 전화받고 알았어. 너 죽는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여기 오니까 간호사가 그러더라, 너 벼락 맞았다고."

"간호사?"

"네가 걱정됐는지 신경 많이 써주더라. 고맙기도 하지."


나 체로는 안개에 싸인 듯 기억들이 희미했다. 분명치 않은 기억 속에 여자의 모습이 보였는데, 나 체로는 그녀가 누군지는 알지 못했다.


사람이 살면서 벼락에 맞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보통 1년에 30만 회 이상의 낙뢰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그중 80%가 우기에 몰려 있고, 평균 4명의 낙뢰 사상자가 발생한다. 그럼, 한 장소에 2번의 벼락이 내리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정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중국에서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 길을 지나던 한 남성이 벼락에 맞아 쓰러졌고,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선 남성이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다시 벼락에 맞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도 그 남성은 살았지만, 10억 볼트의 강한 전류를 2번이나 맞는 것이 과히 유쾌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 체로는 벼락 사건 이후로 삶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헛되게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하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


[캠프에 도착했어.]

[그래, 잘하고 와. 이번엔 꼭 매칭되길 바랄게. 밥 잘 챙겨 먹고. 아빠 바꿔줄까?]

[들어가 봐야 돼. 잘할 테니까 걱정 말라고 안부 전해주세요.]


입소자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구애하는 새들처럼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며, 자신이 돋보이길 바라는 듯 보였다. 안내 데스크에서 입소 신고를 마친 나 체로는 캠프 가이드와 룸 키를 지급받아 남자 숙소로 향했다. 자신에게 배정된 방에는 발코니 쪽으로 더블베드 침대와 옷장, 테이블과 의자, 전신 거울이 보였고, 샤워실도 따로 있어서, 생활하기에 불편한 것이 없어 보였다. 손바닥으로 침대를 눌러보던 나 체로는 쿠션이 좋았는지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웠다. 편안해서 잠이 올 것만 같았으나, 알림톡이 봐달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입소자 영상 프로필을 공개합니다. 오전 11시까지 프로필을 확인하시고, 호감 가는 이성을 선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URL클릭]


0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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