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살아남기 - 경비골 플레이트 고정 수술
새우등 자세로 척추마취를 하고
안타까운 대화들이 들리는 가운데
내 다리에 철심이 삽입되었다.
수병원에서 새끼손가락 수술을 한 이튿날
전날 저녁 10시부터 금식하고 물 한 모금조차 먹지 못했다.
경비골에 플레이트 고정 수술을 하러 가는 이동침대에서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수술실 문이 닫히고 수술대 위에 뉘어졌다.
웹소설 닥터 최태수에서 본 수술실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저것이 씨암(C-arm)이라는 기계구나~
척추마취를 위해 새우등 자세를 취하고 몇 번을 찌르는데 짜증이 났다.
그제야 간호사가 시범을 보이고, 올바른 새우등 자세가 나왔다.
진작 이렇게 시범을 보였으면 쉽게 마취 주사를 놓았을 텐데
웅크린 새우등 뒤에 드디어 제대로 된 마취 주사가 찔러졌다.
왼쪽 다리는 높이 올렸는데 감각이 없어졌다.
차단막이 쳐졌고 씨암 화면이 눈에 들어온다.
정신은 말짱한데 무감각한 다리는 꿈을 꾸고 있다.
어떻게 살을 짜개는지? 뼈에 어떻게 철심을 박는지? 모르는 가운데
집도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헐!".... 예상보다 많이 골절되었나 보다.
"아!"... 뭔가 잘못 처치한 것이 있단 소리인가?
불안감과 의구심에 머리가 쫑긋 선다.
씨암(C-arm) 화면에 내 정강이뼈가 보인다.
씨암은 C자 형태로 된 이동 X-ray장치로
X선이 누워있는 환자의 상부에 투과되어 하부에서 화면으로 영상이 송출된다.
씨암의 방사능은 굉장히 강하다고 한다.
웹소설에서는 의사는 납복을 입는다고 했는데
내 몸에는 그대로 방사선이 뿌려지고 있구나
의사가 씨암에 나타난 다리의 특정 부위에서 "셧!" 하면 간호사가 영상을 촬영한다.
몇 번을 촬영하더니 씨암이 다운되어 다시 켜니 내 인적사항이 사라졌다.
수기로 임의의 인적사항을 넣고서야 겨우 촬영했다.
"엥!" 나사 박는 소리가 요란하다.
정형외과는 톱, 망치, 나사, 스크루 등 목공소와 같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웹소설에는 정형외과 의사를 목수라 칭하기도 한다.
다리를 절개하여 부러진 정강이뼈에 금속판을 대고
긴 못으로 고정하고 나사를 조이는 수술이다.
3시간의 기나긴 수술이 진행되고, 내 다리 속에는 철심이라는 물체가 삽입되었다.
"네가 힘들고 지칠 때
정말 다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에도
그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질 그런 꿈, 목표를 잡아!"
이렇게 이야기해 준 네가 너무 고마워.
만약 사람한테 할당된 운이 있다면
내 마지막 행운이 너인 거 같아.
ㅡ 닥터 최태수 ㅡ
무릎 바로 아래가 골절. 파쇄되어 어려운 수술이었단다.
웹소설을 읽으며 울컥 눈물이 맺혔던 글
아픈 다리를 격려하며 힘차게 걸을 수 있다는 목표를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