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잎을 가진 식물 / 실고사리

(9화) 인연론

by 로데우스

가장 큰 잎을 가진 실고사리

가장 큰 시련을 안겨준 낙상사고

재활을 하면서 실과 인연을 생각한다.


실고사리 포자엽


보통의 식물은 줄기가 위로 올라오고 줄기에서 잎이 나는 형태이다. 그러나 양치식물은 줄기가 땅속(根莖)에 있고, 우리가 보는 것은 사실상 잎이 전부이다. 즉 근경에서 잎이 나와 지상에서 고사리로 자라는 것이다. 이렇게 양치식물의 잎을 정의하면 실고사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잎을 가진 식물이 된다.


실고사리는 잎줄기가 덩굴처럼 나무나 풀을 감고 길게 자라는 유일한 덩굴성 양치식물이며, 전체 길이는 수 m에 달한다. 실고사리는 실 같은 잎자루가 길게 뻗는 고사리라는 뜻이다. 실고사리는 1개의 잎줄기에서 무수히 많은 소엽(우편)들이 생긴다. 전 세계에 40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실고사리 1종이 있다.



실고사리 포장낭군에서 새끼손가락의 수술한 형태를 떠올렸다.


코로나 위기 때 홀로 양치식물에 도전하였고, 뜻밖의 낙상사고로 다리가 골절되고, 새끼손가락에 힘줄이 끊어졌다. 수술 후 꿰맨 실밥을 뽑을 때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아팠다. 퇴원하고 본격적인 재활을 시작했다. 새끼손가락 꺾기는 눈물이 찔끔 날 정도의 통증을 참아야 하고, 매일 일만 보 이상 걷기는 찢어지듯 아픈 무릎을 견뎌야 했다.


어느 날 렌즈 너머로 마주한 실고사리의 포자낭군은 나의 수술한 새끼손가락을 꼭 닮아 있었다. 벌레가 먹었나 바람에 찢겼나 손가락을 닮은 포자낭군에 나의 마음을 던진다. 이것도 어쩌면 인연이리라. 그래 낙상사고도 내 삶의 인연이지. 힘들더라도 피나는 재활이라도 이겨내야지. 재활에 도움을 받고자 도서관에 빌린 리베카 솔릿의 "걷기의 인문학"에서 '바늘과 실이 엮는 바느질'이라는 글을 발견하고, 재활에 새겼다.


걸어가는 사람이 바늘이고

걸어가는 길이 실이라면

걷는 일은 찢어진 곳을 꿰매는 바느질입니다.

보행은 찢어짐을 맞서는 저항입니다.


좋은 인연도 내가 노력했기에 오는 것이고, 낙상사고란 나쁜 인연도 피나는 재활을 통하여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인연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의 실이 인간관계와 나의 재활에도 연결된다. 특히, 나와 양치식물과 인연은 코로나와 낙상사고로 인한 혼자의 생활에서 더욱 가까워지고, 밀착되었다. 이제 양치식물을 주제로 투병기도 쓰고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매서운 바늘 끝은 수시로 살을 찌르고

길 잃은 실타래를 굽이굽이 이어가니

보행은 찢긴 삶에 맞선 고귀한 저항이어라



#양치식물 #실고사리 #인연론 #실과 바늘

이전 08화만우절의 거짓말 같은 사실 이야기 / 숟갈일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