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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Oct 17. 2024

나는 눈물이 많다.

가끔은 말보다 눈물이 더 많은 것을 전한다.

나는 눈물이 많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걷다가 실수로 넘어져도 눈물이 났고

지나가던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도 눈물이 났다.

레코드 가게 앞을 흘러나오는 선율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으며

우연히 올려다본 구름이 예뻐서 눈물이 났다.


쓸데없이 운다고,

여리기만 해서는 못쓴다는 여럿의 교육 덕에

나는 눈물을 숨기는 법을 배웠다.

입술을 잘근 깨물으면 작은 눈물은 더러 들어가기도 했으므로.


그러나 나는 어느 사건을 계기로

어쩌면 눈물을 숨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눈을 마주쳤을 때

나는 입술을 깨물 새도 없이 눈물이 터져 나오는 걸 느꼈다.


어른은 쉬이 울지 않는데.

어른이 이렇게 울어서는 안 되는데.


부끄러워 서둘러 눈물을 훔쳤던 그날 이후,

그 동료는 나의 눈물에 두고두고 고마워했다.


가끔은 말보다 눈물이 더 많은 것을 전한다.


누군가의 불행에 나는 눈물을 흘린다.

위로해 줄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할 때는 더더욱이나.


(출처 : adobe stock)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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