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나보다, 흔들려도 돌아오는 나를 위한...
바람이 불면 휘청일 수밖에 없는 인생,
하지만 버드나무처럼 다시 중심을 잡는 힘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흔들려도 괜찮다는 위로와, 유연함의 지혜를 담은 '버드나무' 이야기입니다.
저는 4월에서 5월이 넘어가는 이맘때 꼭 생각나는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버드나무'인데요.
제가 다니던 대학교 단대 건물 옆에는 작은 호수가 있었습니다.
건물 바로 옆 주차장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지반이 약간 낮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요.
마치 새로운 시골 동네 같은 정겨운 느낌을 주는 마음이 포근해지는 장소입니다.
우리 과에 다니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고 추억이 있는 장소이고,
가장 인상 깊은 풍경을 만들어주는 주인공인 버드나무가 호수를 따라 멋들어지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때, 이 장소가 개인적으로 '버드나무' 녹음이 가장 예쁘고 사진도 가장 잘 나오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버드나무 줄기는 가늘고, 바람에 온몸을 맡기듯 흐느적흐느적 흔들리는데도,
뿌리는 단단히 박혀 있어 흔들릴 뿐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어릴 땐 몰랐던 버드나무의 모습이,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의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40대가 된 지금 살아온 날을 생각해 보면, 저도 버드나무의 모습을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그렇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크고 작은 좌절과 실패 앞에 흔들린 적 많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질 때도 있었지요.
그럴 때마다 ‘흔들리지 말자’, ‘단단해지자’라고 다짐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더 움츠러들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흔들림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회복탄력성은 역경을 뛰어넘는 능력이 아니라, 그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능력이다.”
-『회복탄력성』의 저자 김주환 교수 -
‘흔들리지 않는 나’가 아니라 ‘흔들려도 돌아오는 나’
이 말이 요즘 제 마음을 많이 울립니다.
누구나 삶의 어느 시점에는 바람을 맞이합니다.
누군가는 강하게 버티며 맞서고, 또 누군가는 고개를 숙이며 흘려보냅니다.
저는 이제야 조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꼭 모든 걸 이겨내야 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흔들리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안에서 중심을 다시 찾는 일.
그게 어쩌면 가장 단단한 힘일지도 모른다는 걸요.
버드나무처럼 바람을 받아들이되, 뿌리를 지키는 것.
흐름에 저항하지 않고, 유연하게 자신을 조율하는 것.
그런 삶이 결국은 더 오래, 더 멀리 나아가게 해 준다는 걸요.
어느 날 불어온 바람에 휘청일지라도,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마음에도 버드나무 한 그루 심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