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늘 누군가의 '먼저'로부터 시작됩니다.
"누구보다 먼저 피어나는 개나리처럼, 누군가는 먼저 움직이고 먼저 책임집니다.
그들의 조용한 용기와 배려 덕분에, 우리는 계절을 건너갑니다.
세상은 언제나, 누군가의 '먼저'로부터 시작됩니다."
“아빠, 저기 개나리 폈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그곳에는 어느새 노란 봄이 피어 있었습니다.
아직 아침바람은 차고,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다니지만, 개나리는 마치 계절이 바뀐 줄 혼자서라도 아는 듯 피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에 문득 질문 하나가 피어올랐습니다.
‘왜 이렇게 추운 날에 굳이 먼저 피었을까?’
개나리는 늘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입니다.
누구보다 먼저 피고, 또 누구보다 먼저 지죠.
사람들의 관심은 잠깐 스치듯 지나가지만,
그 자리에 봄이 들어설 수 있었던 건 늘 개나리가 먼저 피어났기 때문입니다.
먼저 피는 꽃에게는, 먼저 흔들려야 하는 책임이 따릅니다.
찬바람을 먼저 맞고, 아직 얼어 있는 땅 위에 뿌리를 내리고,
누구보다 일찍 계절의 무게를 견뎌야 하니까요.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늘 먼저 나서고, 먼저 책임지고, 먼저 손을 내밉니다.
조용히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 모두가 눈치 볼 때 제일 먼저 말문을 여는 사람,
다들 피하고 싶은 자리에서 조용히 손드는 사람.
그런 사람들의 시작 덕분에, 우리는 하루를 시작하고, 대화를 열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이 얼마나 따뜻한 울림을 주는지,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셰릴 샌드버그*는 말했습니다.
(*메타(구 페이스북)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페이스북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이사회 임원)
“누군가는 먼저 해야 한다. 그게 바로 당신이라면, 그건 영광이다.”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마음 한쪽이 뭉클해졌습니다.
먼저 한다는 건 멋져 보이지만, 사실은 두려움과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니까요.
그러니 그 자리에 선다는 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개나리는 피는 순간부터 지는 준비도 함께 합니다.
화려하게 주목받지도 못한 채, 잠시 봄을 알리고는 어느새 꽃잎을 떨구고 사라지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그 모습이 더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먼저 피는 용기, 그리고 먼저 져주는 배려.
그 둘이 함께할 때, 비로소 봄은 완성됩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가장 먼저 움직이는 사람은 가장 먼저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이 있어야 모두가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지금, 혹시 모두가 망설이고 있는 자리에
조용히 먼저 손을 들 용기를 내고 계신가요?
당신의 그 시작이 누군가에겐 계절이 됩니다.
세상은 늘 누군가의 ‘먼저’로부터 시작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