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하고 싶은 순간, 잠시 멈추었다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안아준다는 것

by 부엄쓰c


얼마 전, 아이가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작은 사건이 있었다. 방학을 맞아 신나게 놀 계획을 세웠던 아이는 그날 아침 약속 장소에서 친구를 기다렸지만 친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아이의 문자 수신이 제한된 걸 알면서도 문자로만 통보하고는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아이는 결국 친구 엄마에게까지 연락을 시도했다. 그제서야 연락이 닿았지만 친구는 오히려 약속을 어긴 걸 내 아이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엄마, 진짜 너무 화나. 걔가 약속을 어겨놓고 나한테 왜 그래? 이해가 안 돼!"


전화 너머 아이의 목소리는 억울함과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사실 내가 마음에 걸렸던 건 친구 엄마에게까지 연락을 했다는 부분이었다. 아이가 감정적으로 행동했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그 부분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깊이 상처받고 흥분한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다. 순간, 평소와 다르게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으로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보다, 지금은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 먼저라고 느꼈다.


"그래, 진짜 너무했네. 약속 어기고 그런 핑계 대는 건 정말 친구답지 않아. 진짜 화났겠다. 엄마가 들어도 속상하고 화나는데 너는 오죽했겠어."


그러자 아이의 목소리가 점차 가라앉았다. 아이의 마음이 조금씩 풀리는 게 느껴졌다. 평소 같았다면 나는 아마 "그래도 너도 잘못했지"라는 교훈을 주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달라지고 싶었다. 마음을 다치고 있는 아이의 편에 확실히 서 주기로 했다. 실컷 그 친구를 함께 욕해줬다. "정말 속상하고 화나는 상황이었다"고 공감해주자 아이는 비로소 진정하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그 친구로부터 몇 통의 문자를 받았다. 사과 대신 또다시 책임을 돌리는 말뿐이었다. 아이는 다시 분노했다. 나는 아이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진심 어린 사과 없이 계속 너한테 책임을 돌리는 건 친구가 아니라 너를 끌고 다니려는 거야. 그런 관계는 너한테 좋은 관계가 아니야. 네가 분명히 너의 입장을 말했으니까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그런 친구와의 관계는 계속 힘들 수밖에 없어. 그렇게 선을 긋는 것도 네가 친구 관계에서 배워가는 중요한 과정이야."


다음날, 아이의 마음이 충분히 안정된 후 다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번엔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는 네가 어른인 친구 엄마에게 전화한 건 조금 과했던 것 같아. 친구와의 문제는 친구끼리 해결하는 게 더 좋아. 어른에게는 예의라는 게 있으니까, 그런 경우엔 차라리 엄마한테 말하는 게 좋겠어."


아이는 내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엄마 말 맞는 것 같아.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


그날 이후 나는 더 깊게 느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건 아이의 마음을 가장 먼저, 있는 그대로 안아주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옳고 그름보다 중요한 건, 아이 곁에서 “네 마음이 참 소중하다”고 말해주는 일이었다. 그렇게 평소와 다른 선택을 할 때마다, 다르게 반응하는 아이를 보면서 나도 함께 자란다.


우리는 서로의 편에서, 함께 마음 아파하고, 함께 다시 웃으며 매일 조금씩 더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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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은처음이라서 #감정부터안아주기 #관계의경계긋기 #함께배우는성장 #마음이먼저다 #부엄쓰c


[작가의 말]

최근 회사 조직개편으로 소속이 바뀌면서 일도 마음도 복잡한 며칠이었습니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요. 연재도 몇일 쉬게 되었는데, 기다려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허리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걱정 끼쳐드려 죄송해요. 언제나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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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은 처음이라서> 밀리로드 연재중입니다. 공감되셨다면 밀어주기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