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을 끝까지 들여다봤더니
처음 새벽에 일어나기로 마음먹었을 때,
나는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습관이 바뀔 리 없다고, 나 자신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날은 눈이 떠졌다.
정확히 새벽 5시.
아무 소리도 없는 시간이었다.
마음이 웅크리고 있던 자리가
고요하게 드러나는 느낌.
나는 조용히 앉아,
내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대체 나는,
뭐가 그렇게 무서웠던 걸까.
처음엔 그냥 ‘기록’을 해보려 했다.
나조차 모른 척해온 마음들이
글을 쓰면서 하나씩 얼굴을 내밀었다.
솔직히 힘들었다.
“쫄지마”라고 써놓고,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쫄았다.
어떤 글을 올리고 나면
후회도 밀려왔고,
위로조차 삼켜지지 않는 날들이 많았다.
그러다 어느 날,
무겁게 들고만 있던 감정들이
서서히 형태를 드러냈다.
그건 분명 ‘아픔’이었고,
내가 나를 향해 쏟아낸
수많은 비난의 문장들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 정도는 겪지.”
“유난 떨지 말자.”
“이 정도는 참아야지.”
그건 내가 나에게 던진 말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나는 참 많이 버텼고,
정말 오래 아팠다.
사랑하고 싶었고,
용서하고 싶었다.
아니,
용서를 빌지도 않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하냐고,
나도 참 오래 거부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지나간 건,
거창한 용서 없이도
그저 흘려보내주면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도 있다는 걸.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용서는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언젠가 흘러오게 되는
자연스러운 ‘상태’일지도 모른다는 걸.
그래서 이제는,
무서운 얼굴로 몰아세우는 사람이 나타나도
그 자리에 얼어붙지 않기 위해 연습 중이다.
누가 갑작스럽게 불안을 흔들어도
잠시 멈췄다, 다시 걸어가기 위해 연습 중이다.
나는 이제 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고,
그 불안은 결국 지나간다는 걸.
지금 나는 꽤 많이 회복됐다.
좋은 게 보이고,
예쁜 게 좋아지고,
하고 싶은 게 많아졌다.
아직도 어떤 날은
잠이 부족하고, 마음이 휘청거리지만
그럴 땐 말해준다.
“오늘은 조금 덜 해도 괜찮아.”
이 글들은,
수없이 마음속에서만 되뇌던
그 한마디를 꺼내 써보는 순간이다.
괜찮아. 쫄지마.
그리고 이제, 나는 쉼이 필요하다
불안을 따라가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지치는 일이었다.
나는 이제 좀 더 자야겠다.
내 마음도, 내 몸도
조금 더 회복이 필요한 시간이다.
쉬어가는 것도
살아가는 일의 일부라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아서.
그러니,
‘쫄지마’라는 말을
잠시 내려놓으려 한다.
여기까지 함께 걸어준 모든 마음들,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의 실천
내 안에 남은 가장 오래된 감정을
조용히 꺼내어 바라보기
나에게 남기는 말
그때의 나는 충분히 버텼고,
지금의 나는 끝까지 걸어왔다.
그러니 이젠,
새로운 문을 열어도 괜찮아.
경주마처럼 달리는 걸 멈추려는 연습일 뿐,
우당탕탕하면서도 잘 지내려고 합니다.
운동도 하고, 밥도 잘 챙겨먹고,
가끔은 늦잠도 자면서요.
그러니 오늘은,
쉼표 하나 찍어두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