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틈으로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다
처음 새벽을 붙잡게 된 건,
몸과 마음이 거의 동시에 무너졌던 어느 날이었다.
그땐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혼도 견뎠고, 사람들에게 내 상처를 조곤조곤 말할 수 있을 만큼은
회복했다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옷을 갈아입다 거울을 보고 멍하니 멈췄다.
“이게 나야?”
몸무게는 20킬로 가까이 늘었고,
디스크는 터졌고,
기분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 밤 폭식을 하고 나서,
처음으로 이런 마음이 들었다.
‘살고 싶다.’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한의원에 가고, 운동을 시작했다.
두 달 만에 7킬로가 빠졌다.
그리고 아주 조용한 틈이 생겼다.
그 틈으로 들어온 첫 다짐은,
“일찍 일어나보자.”
처음 목표한 시간은 새벽 3시 30분.
나에겐 거의 기적 같은 시각이었다.
늘 아침 7시쯤 겨우겨우 일어나던 내가
그 시간에 눈을 뜨는 건 상상 밖의 일이었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 상상하며 글을 썼고,
어느 날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깜깜한 방.
아무도 없는 고요.
그날의 평온은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았다.
그 새벽이 내게 건넨 첫 번째 선물이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다시 어두운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글은 나를 정리해주는 도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다시 꺼내야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과거를 꺼내 적을 때마다
지금의 내가 울컥거렸다.
잠은 부족했고, 감정은 요동쳤다.
괜히 혼자 애쓰고 있다는 기분에
문득문득 무너졌다.
그래서 방향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이젠 기상 시간이 아니라, 수면 시간을 지키자.
몸이 회복되지 않으면 마음도 붙들 수 없으니까.
요즘 나는
새벽 5시나 6시쯤 눈을 뜬다.
어두운 방, 조용한 새벽.
이불을 둘러쓰고 조용히 소파에 앉는다.
멍하니 앉아 있다가
따뜻한 물을 데워 차를 한 잔 마신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되는 그 시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그리고 글을 쓴다.
말로는 다 하지 못할 마음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담는다.
감정이 나를 뚫고 지나가기도 하지만,
다 쓰고 나면
내 안의 조각들이 조용히 한자리에 모인다.
사실 나는 지금도 통잠을 자지 못한다.
새벽 2시, 3시.
중간에 눈을 뜨고, 핸드폰을 들었다가
“아니야, 7시간은 자야 해.”
다시 내려놓는다.
그리고 조용히 다시 눈을 감는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고요해지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나는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나를 다시 꺼낸다.
누군가가 아니라,
나 스스로.
이 새벽은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은,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오늘의 실천
눈을 뜨는 순간, 내 감정을 살핀다.
새벽은 성과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시간임을 기억한다.
나에게 남기는 말
무너져도 괜찮아.
단지 오늘, 다시 나를 꺼내는 것.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