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손님이 올 때 마다 모시고 가는 태국요리 맛집 <<어밤부 abamboo>>.
서울로 돌아가서 부산 생각을 할 때 제일 먼저 떠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인상적인 맛을 제공하는 곳이다.
지난 일요일, 대학에 붙은 조카딸을 데리고 '예의' 그곳에 갔다.
이곳은 코로나 시절, 여행을 못 가서 안전부절하던 겨울방학의 어느 주말,
'여행을 못 가면 음식이라도 먹자'는 생각에 오랫동안 찾다가 발견한 곳
송정해수욕장 끝자락에 자리잡은 이곳을 들린 후 '입맛으로 태국에 다녀왔다'고 위로했던 기억.
평균 두 달에 한 번은 꼭 가는 곳이다.
메인메뉴는 소프트크랩 튀김을 얹은 특별한 커리요리인 '풋팟퐁 커리'.
음식 욕심이 별로 없는 내 아이가 끌어앉듯 혼자 먹을 만큼,
그런 아이에게서 빼앗아 먹듯 할 만큼 맛있는 요리다.
5~6년째 들린 덕분에 거의 모든 메뉴를 먹어봤지만, 계절마다 어울리는 메뉴가 따로 있을 뿐
후회를 안겨주는 메뉴는 없으니 모든 메뉴를 믿고 먹어도 좋을 듯 하다.
배불리 먹은 점심 덕분에 저녁식사는 간다히 '분식'으로 떼우자고 해운대 해수욕장의 메인거리인 구남로로 나왔다. 저녁온도는 10도, 거의 봄밤이었다.
아이들 봄방학인데다 날씨도 좋으니 쏟아진 사람들과 관광객에 해운대로는 북적대고 있었다.
분식집들도 손님들로 가득해서 피하고 피해 찾은 곳이 해운대역 앞에 있는 <이백원 떡볶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들어갔다가 '옛날 떡볶이 맛'에 세트를 두 번에 걸쳐 먹고 말았다.
1인분에 2천원인데, 떡볶이와 어묵을 합해 10개가 들어 있어서 '이백원떡볶이'란다.
값을 논해서 어딘가 얄궂은 것 같은 이름이지만 맛과 가성비는 혼절하게 한다.
네 식구가 가서 떡볶이 4인분, 어묵 4개, 튀김 6개를 먹고 왔는데 가격이 15,000원 언저리였던 것 같다.
자리를 일어나기가 미안할 만큼 푸짐하게 먹고 나왔다.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었는데, 해운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역사깊은 옛날 떡볶이 맛을 재현하고 있어서 놀라웠다. 떡은 찰지고 고급스러웠고 매콤 달콤한 떡볶이 국물과 어묵, 그리고 잘 튀겨진 튀김까지...입맛 까다로운 우리 아이는 앞으로 떡볶이 먹으러 여기에 와야겠다고 했다. 한동안 매주 해운대 해수욕장을 들려야 할 것 같은 맛, 해운대 해수욕장을 들린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