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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도전할 수 있는 위대한 책 3권!

by 리치보이 richboy

지난 주 아이가 책 <10대를 위한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독서록을 쓴 적이 있다.


<10대를 위한 공정하다는 착각>이란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써서 밀리언셀러 작가가 된 하버드대의 마이클 샌델의 원저 <공정하다는 착각>을 10대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한 책이다.





이제 막 초등 6 학년이 된 아이의 독서록은 1년 전과는 또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우선 글씨체가 좋아졌다. 예뻐졌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글쓰기를 많이 한 사람의 필체라고 할까? 아무래도 지난 달부터 제 엄마와 매일 함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를 펴서 읽고 난 뒤에 필사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제 엄마의 글쓰기를 어깨너머 보면서 닮으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독서록의 내용을 살펴보면 완독은 했고, 내용도 이해는 하는 듯 한데 정리는 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리 10대를 위해 썼다고 하더라도 원래 버전이 어른의 책인지라 그런 것도 같고, 공정과 공평 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일거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전 같으면 '어렵다'고 말하며 책을 덮고 두 번 다시 안 볼 것 같은데, 책에 소개된 사례들이 흥미로웠던지 끝까지 읽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무엇보다 독서록을 쓰기 전 나와의 '책대화'에서 이 책과 주제에 대해 많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얘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구나'하고 느낄 만큼이었는데, 그 점에 꽤 인상적이었다.


해서, 내친 김에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와 <10대를 위한 사피엔스>를 읽으면 어떨까 해서 아이에게 권해 봤고, 아이는 어제부터 유발 하라리의 원작을 정리한 <10대를 위한 사피엔스>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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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사피엔스> 도전은 이 책이 처음은 아니다.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라고 해서 '그래픽 노블' 형식으로 풀어서 쓴 책 1, 2 권을 도전한 적이 있다. 일종의 어른을 위한 학습만화인데, 아무래도 초등 5학년이 도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지 읽어나가는 진도가 점점 느려지더니 2권은 손도 대지 않은 것 같았다. 다행스럽게 <10대를 위한 공정하다는 착각>을 만나면서 출판사 '미래앤 아이세움'에서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10대를 위한 사피엔스>로 재도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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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10대를 위한 ~' 이란 제목으로 출간되는 책들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다. 잘 팔린 어른 책을 욹어먹는다는 둥, 스토리가 엉성하다는 둥 말들이 많은데, 나는 반대로 환영한다.

원작자가 쓴 책도 아니고 내용도 원작에 비해 엉성할 수 있지만, 아이나 나중에라도 원작을 읽는데 있어 '마중물'이 되어줄 책이라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한다. 더우기 '사피엔스'나 '정의란 무엇인가'는 서울대 도서관 대출 1위로 꼽힐 만큼 내로라하는 독서가들이 사랑하고 있는 책이기에, 언젠가는 내 아이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큰 책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이런 책을 읽어 원작을 읽는데 문턱을 낮출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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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책들은 초등 고학년, 중학생 들의 관점에서 읽기 쉽도록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하듯 도입부분에서는 핵심적이 부분을 그림과 사진으로 화두를 던지고, 한 두 페이지에 그 단원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어 책을 읽기에 큰 무리가 없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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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하려는 대상의 조건'에 대하여 '내 수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어서 고민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 상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책으로 따지면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니라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멈칫거리면서 읽어야 할 수준의 책, 어려운 단어도 보이고, 읽다가 보면 머리가 점점 아플랑 말랑 하는, 그런 책' 정도가 아닐까.


이 책들은 중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들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 아이는 초등 6학년인 만큼 지금부터 이런 책들을 읽어가면서 시동을 걸어놔야 중학교로 진학해서 본격적으로 원작들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점에서 '초등 고학년들은 어떤 책을 읽는 게 좋을까?' 고민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들이다.


이 정도의 책을 읽는 것도 그동안 꾸준히 책을 읽고, 읽은 책에 대해 대화하고, 독서록을 쓴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동안 꾸준히 읽으면서 책읽기라는 문턱을 낮추고 재미를 알게 해서 가능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에 어려움만 없다면 5~6학년들도 충분히 읽음직한 책들이다. 아닌게 아니라 학업만 아니라면 내 아이가 더 많은 책을 마음껏 읽고 읽히며 아이와 토론하고 독서록을 썼으면 좋겠다.


'고등학생이 되면 책을 읽을 시간이 절대로 부족하다. 그러니 초중학생 때 충분히 많이 읽어라.' 서울대생들의 학습에 관련된 책을 읽다가 만난 문장이다. 심지어 통섭의 과학자 라 불리는 박문호 박사 역시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나 열심히 해라."라 하지 않던가. 그 점에서 보면 정작 선행을 해야 할 건 독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이 선행독서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추천한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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