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리석은 행동은 다른 종류의 행복을 위해 건강을 희생하는 것이다." - 쇼펜하우어
물론 우리의 임무는 아이들을 부양하고, 열심히 일하고, 현명하게 소비하며, 신중하게 저축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위급상황에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재정적 수단을 갖기 위해 돈을 모은다. 하지만 우리가 정신건강에도 그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재정 상태에 쏟는 모든 노력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부는 돈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라디오 프로그램 <조찬 클럽>의 진행자 찰라마그네 타 갓은 '정신적 부'라는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 정신적 부란 당신의 온전한 정신, 웰빙, 행복 등을 의미한다. 극도로 지치거나 우울하고, 정신 건강을 잘 유지하기 위한 대인관계나 자원을 구축하지 못했을 때는 아이들을 제대로 부양하고 좋은 부모가 되어주는 것이 정말 힘들다.
재정적인 자산을 지키려 하는 것처럼 정신적 자산도 보호해야 한다. 심리상담을 받거나 책을 사는 데 돈을 스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자. 너무 피곤하다면 초과근무를 과감히 포기하자. 당신의 정신 건강, 회복, 웰빙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을 돌보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이타적인 행동이다. 당신의 임무는 당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부모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신적 자산이 여유로워야 한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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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백 세 시대라고 하지만, 나는 지금껏 백 살 넘게 산 사람을 직접 보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나는 백 살까지 살 수 있어.'라고 말한다. 자신의 생활을 돌아봤을 때 염치가 좀 있는 사람은 "아마도 90 정도?"라고 말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80 정도만 살아도 '잘 살았다'고 자평하고 싶다. 하지만 나이가 무에 대수일까. '어떻게 살다 가느냐?' 하는 삶의 질이 더 중요할 것이다.
자녀가 제 밥벌이를 할 때 즈음, 즉 더 이상 돈을 대 주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을 때, 부부가 죽을 때 까지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 수 있을 만큼의 부를 축적한다면, 일차적으로 성공했다고 할 만하겠다. 연금과 주택연금, 그간 모아둔 예적금이 있다면, 1년에 한 두 번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가 된다고 해도 '삶의 질'이 충족된 것이 아니다. 즉 주머니가 두둑하다고 다가 아니라, 몸과 정신도 두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술을 좋아하시던 내 아버지는 환갑도 채 되기 전에 술이 덜 깬 채로 굵고 짧게 살다 가셨지만, 20년 전 상처한 장인어른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살았을망정 85세가 되도록 정정하셨다. 코로나라는 못된 놈 때문에 두문불출하다가 결국 치매가 와서 3년 만에 아내 곁으로 가셨다. 가장 보기 좋은 모습은 부부가 호호백발이 되도록 함께 살다 가는 걸게다. 그런데, 살아보니 그러기가 결코 쉽지 않겠다 싶다.
노후를 위해 돈을 비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건 더 중요하다. 주위를 살펴보면 부자일수록 더 건강하고 젊어보인다. 그만큼 자기관리에 신경쓸 여력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건강의 부자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돈도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책읽기는 정신건강에 확실한 도움이 된다. 소리내어 읽기도 좋고, 다 읽은 후엔 꿍싯거리며 뭔가를 적는 건 더욱 좋다. 읽으면 읽을수록 머리는 젊어진다. 나이 들어 책을 읽는다는 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셈이 되고, 그것은 곧 유연한 정신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생각이야 말로 장수하는 생각이다. 하루 3~5킬로씩 잰걸음으로 걷는 것도 좋고 매일 사우나를 하는 것도 혈액순환과 정신건강에 좋다. 특히 냉탕에 하반신을 담그고 오랫동안 걷는 건 피로회복와 원기충전에 그만이다.
'고독력'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됨을 지켜내는 힘 정도 될텐데, 나이를 먹을수록 고독력을 키우는 건 중요하다. 그래서 '혼자가 되었을 때 를 가장해서 홀로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고독력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아내가 먼저 떠나면 머지 않아 남편이 따라 가는데, 남편이 먼저 가면, 아내는 떠날 줄을 모르고 잘 산다. 이게 바로 고독력의 차이가 아닐까.
나는 저녁식사를 마치면 아내 따로 나 따로 생활하다가 아침에 다시 만난다. 밤잠이 늦은 대신 책을 읽는 나와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일찍 잠에 드는 아내를 위한 결정이다. 이 때는 가급적 서로 터치하지 않는다. 그래서 덜 다투고 '고독력'은 저절로 자란다.
고독력도 좋지만, 젊게 살아야 한다. 그럼 젊게 사는 건 뭘까? 2년 전 세 번의 유럽여행을 통해 열 개가 넘는 나라를 들렸다.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뇌과학자들은 말한다. "50대가 되면 나이드는 속도가 시속 50킬로가 되고, 70대가 되면 시속 70킬로미터가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뜻인데, 이것은 순전히 '지루한 나날'을 보내기 때문이란다. 이런 나날을 보내면 한마디로 '훅' 간다. 나도 모르는 새 폭삭 늙어버린다는 것이다.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일상, 똑같은 길을 오고 가고, 엇비슷한 음식을 먹으면 나의 공간에 갇혀 버린다. 이 때가 되면 시간개념이 모호해져서 눈 깜빡 하면 저녁이 되고, 하품 몇 번 했더니 일주일이 후딱 지나버린 것 같아진다. 이 상황을 알 듯 모를 듯 하다면, 정 반대로 생각해 보자.
2년 전 떠난 세 번의 유럽여행은 각각 7~10일 정도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깊은 밤 잠에 들 때 까지 정말 많을 것을 보고 듣고 경험했다. 이 때 느낀 감정은 하루가 마치 2~3일 정도 되는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이를 먹어도 많이 움직이고, 많이 경험하면 점점 젊어진다. 주말마다 산행을 하고 따로 운동을 하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으면 점점 영~ 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앞선 삶이 '죽어간다'라면, 이렇게 사는 건 '살아가는 것'이다. 고독력을 고민해 보기를. 고독력은 일찍 키울수록 몸과 맘은 더 건강하고 더 젊어진다. -richboy